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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법무팀 주도 분쟁…LG에 매 맞은 경험 그대로
이슬이 기자
2025.09.18 07:00:23
②SK넥실리스 아닌 모회사 SKC 법무팀이 주도...부당지원과 공정거래 문제 야기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7일 10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제품. (제공=SKC)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동박 경쟁사인 SK넥실리스와 솔루스첨단소재의 기술분쟁이 격화한 가운데 이 소송의 실질적인 전략 기획과 실무를 SKC 법무 조직이 주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의 형식상 주체는 SK넥실리스지만 실제 업무는 모회사인 SKC와 그 실무진이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100% 자회사라 해도 주주사 관계자들이 자회사 중요경영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부당지원과 공정거래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만약 지분 관계가 100%가 아니었다면 상법상 세금 문제까지 얽힐 수 있는 사안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C의 동박 제조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솔루스와 국내외 법원에서 맞붙은 특허 소송은 표면적으로는 기술 분쟁이지만, 이면에선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는 SKC의 고육지책을 발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SKC 내부에선 김윤회 컴플라이언스 본부장이 소송 전반을 주관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본부장은 SK종합화학 법무 컴플라이언스 팀장을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 법무 팀장, SK온 배터리 법무 PL을 거쳐온 인물로 2023년부터 SKC 컴플라이언스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소송 발의 업무부터 구체적인 전략적 판단까지 SKC가 전담하면서 사실상 SKC 법무팀이 소송 실무 주체로 나서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SKC가 이번 소송을 단순한 기술 관련 분쟁 수준을 넘어 위기 타개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자회사 SK넥실리스의 실적은 특허 소송을 제기한 2023년 3분기 이후로 가파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SK넥실리스는 연결 기준 2023년 한 해 동안 6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는 1676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2023년 3분기 이자·세금차감전이익(EBIT) 마진 -9.7%를 기록한 데 이어 곧바로 다음 분기에는 -42.9%까지 하락했다. 이후 올해 2분기까지도 마이너스 두 자릿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넥실리스 실적 추이(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더욱이 유럽 최대 파트너였던 노스볼트가 파산하며 공급 계약이 무너졌고 미국 시장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와의 공급 논의가 무산된 상황이다. 최근에는 가동률 30~40% 수준에 머무르던 국내 정읍공장 설비를 결국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SK넥실리스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솔루스는 바닥을 딛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솔루스는 최근 테슬라의 배터리 공장에 단독으로 동박을 공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유럽 대형 고객사인 ACC, 중국 CATL 등과의 계약에도 성공했다. SK넥실리스를 1조2000억원이나 주고 산 SKC 입장에서는 특허 소송이라도 제기해 경쟁자를 옥죄어야만 비싼 값을 치른 자회사의 실적 반등을 꾀해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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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SKC 실무진은 과거 SK온이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기술 분쟁을 벌일 때에 소송 실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들이다. 당시 2년 가까운 기간에 미국 법원에서 소송을 감당하고서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배상했던 경험이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SKC는 관련 노하우를 이번에는 전략적으로 솔루스를 상대로 재현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모회사가 과도하게 자회사의 경영 실무를 떠맡는 구조는 법률상 부당지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소송 과정에서 모회사가 자회사에 대한 비용을 대신 부담하거나 인력 지원을 하는 등의 행위가 향후 세금 문제 등으로 또 다른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는 과거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기술 소송전에서 뼈아픈 경험을 얻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배터리 기술 불법 유출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LG는 자사 핵심 인력들이 SK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납품가, 생산 기술 등 영업기밀이 조직적으로 유출됐다고 주장했고 ITC는 2021년 초 최종 판결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다. SK는 ICT로부터 '10년 수입금지'라는 중징계를 통보 받으며 미국 시장 내 배터리 사업을 철수해야 할 위기에도 몰렸다. 


당시 합의 과정에서 LG는 3조원 이상의 배상금을 요구했고 SK는 영업비밀 침해 자체를 부인하며 1조원 수준의 배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고객사 납품 차질과 수천억대 소송비용, 정치·외교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끝에 SK가 2조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2년 간 이어진 분쟁이 일단락됐다. 최종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SK 입장에서는 배상금 외에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법무 비용,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훼손까지 감안할 때 백기투항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SK넥실리스가 솔루스첨단소재를 상대로 미국에서 첫 소송을 시작한 것 역시 이 같은 경험에서 나온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단순히 특허의 유효성만 다투려는 게 아니라, 미국 소송을 출발점으로 삼아 경쟁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견제하고 막대한 소송 비용을 유발해 재무적 압박을 가하려는 전략적 의도까지 깔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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