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사실상 출자자가 같은 두 가지 펀드에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중복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이 모펀드에 자금을 댔는데 만약 동일한 하우스가 선정될 경우 중복 출자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수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은 부산 미래산업 전환펀드 1호' 위탁운용사(GP) 선정 절차를 진행하면서 ▲아주IB투자 ▲노앤파트너스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 ▲원익투자파트너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한화투자증권 등의 제안을 받았다. 성장금융은 이들 가운데 세 곳을 최종 GP로 선정할 예정인데 각 운용사에는 150억원씩을 출자할 계획이다. 제안 하우스가 선정 GP의 두 배 수준이라 별도의 서류 예심 없이 곧바로 프리젠테이션(PT)과 구술 심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업계는 지원 하우스 가운데 아주IB의 선정 확률을 가장 높게 본다. 이들이 최근 기관투자가 출자사업에서 연전연승하며 다수의 출자확약서(LOC)를 보유해서다. 통상 출자자들은 LOC 확보에 가점을 부여한다. 아주IB는 올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각각 약 1000억원과 300억원을 확보하는 등 2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모아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회수 성과도 뛰어나다. 아주IB는 올 상반기 두 개의 펀드를 청산하며 건실한 트렉레코드를 쌓았다. NH투자증권과 함께 조성한 펀드(2000억원)는 내부수익률(IRR)이 16.4% 수준, 성장금융에서 150억원을 출자한 원익-아주 턴어라운드 1호 PEF 펀드(235억원)는 IRR이 36.1%에 달했다.
한가지 걸림돌은 중복 출자 논란이다. 아주IB는 지난달 31일 성장금융의 '은행권 중견기업 밸류업 펀드' GP로 선정돼 이미 600억원을 출자 받았다. 해당 펀드는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각각 500억원씩 총 2500억원을 출자했다.
이번 부산 미래산업 펀드 역시 주요 출자자(LP)가 국내 5대 시중은행이다. 이 펀드는 시중은행이 100억원씩 총 500억원을, 산업은행과 부산시가 각각 10억원, 41억원을 출자한다. 두 펀드의 주요 출자자가 엇비슷해 은행권 밸류업 펀드 GP인 아주IB가 부산 미래산업 펀드 GP까지 맡을 경우 겹치기 출자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거로 보인다. 중복 출자는 공공기금 방만운영 차원에서 원천 차단된다.
성장금융의 입장은 애매하다. 부산 미래산업 펀드 출자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흥행 부진을 염려한 탓에 중복출자 문제에도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동남권(부산·울산·경남), 특히 부산 소재 기업 투자를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어 펀드 조성 난이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출자사업 공고 전부터 PEF 운용사들에게 은행권 밸류업 펀드와 중복 지원이 가능하다고 알린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그러나 두 펀드 모두 정책적 성격이 강해 GP 선정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기금은 더 많은 운용사에 다양하게 분배돼 시장 내 다양한 투자처 발굴과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려는 원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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