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우세현 기자] '백도어' 의혹에 막힌 판매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AI 칩 'H20'의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H20 칩을 구매하지 말라고 지시했기 때문인데요. 미중 기술 전쟁의 한복판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엔비디아의 전략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H20은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에 숨통을 틔워줄 구원투수처럼 보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H20의 중국 판매를 승인하는 대신,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을 내걸었죠. 지난달 이 판매가 최종 승인되자, 중국 기업들은 부족했던 자국산 칩을 대체하기 위해 H20 주문에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열기는 며칠 만에 식어버렸어요. 중국 정부가 H20 칩에 원격으로 칩을 조종할 수 있는 '백도어' 같은 잠재적 보안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자국 기업들에게 구매 중단을 지시한 겁니다. 물론 엔비디아는 자사 제품에 그런 기능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중국 정부의 지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결국 엔비디아는 최근 TSMC, 폭스콘, 삼성전자 등 파트너사들에게 H20의 신규 생산 작업을 중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블랙웰로 돌파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제 엔비디아는 H20 대신, 더 발전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칩에 대한 미 정부의 승인을 얻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요. 바로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칩인데요. 성능은 중국 기업들이 자체 생산하는 칩보다는 뛰어나지만, 엔비디아의 최상위 제품보다는 낮게 설정해 미중 양국 정부를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가장 최신이자 가장 강력한 AI 칩 아키텍처입니다. 기존의 호퍼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H100 등을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하죠. 이런 최신 기술 기반의 칩을 중국에 판매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최상위 제품보다 성능이 30~50% 낮은 블랙웰 기반 칩의 수출을 승인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미 올해 초부터 최고 성능의 약 80% 수준의 칩을 포함한 여러 버전을 미국 관리들에게 제시하며 논의를 진행해왔어요.
물론 이것이 중국의 '협상 전술'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일각에서는 "만약 미국이 강력한 블랙웰 칩의 중국 수출을 승인한다면, 중국이 제기했던 보안 우려는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죠.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화웨이 같은 기업을 키우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AI 칩을 확보하고 싶은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젠슨 황 CEO는 "AI는 미국이 있든 없든 전 세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산업이 형성되는 지금, 우리의 AI 수출 기술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1.72% 상승한 177.99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이 기업의 주가는 32% 넘게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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