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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신드롬과 K콘텐츠 산업의 현실
딜사이트 김진욱 부국장
2025.08.20 08:25:10
투자·인재·IP 확장 한국형 생태계 구축 필요…스테이블코인 시대 준비해야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9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욱 부국장]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케이팝(K-POP) 기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중심에 우뚝 섰다.


넷플릭스에서 미국을 포함해 40여 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정상에 올랐다. 이는 애니메이션 OST로는 역사상 세 번째 기록이다. 무엇보다 케이팝 관련 곡 가운데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부른 작품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지금까지 빌보드핫100 정상에 오른 케이팝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BTS)이 유일했다. 한국의 K컬처 위상의 확장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케데헌 현상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케데헌은 서울을 배경으로 케이팝과 아이돌 문화, 한국적 생활상을 디테일하게 담아냈다.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이 한국의 자본과 제작 시스템이 아니라, 해외 자본과 스튜디오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불편함을 남긴다. 


케데헌의 제작비로 7000만달러(한화 1000억원)가량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는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제작비였던 설국열차(약 440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글로벌 영화의 용광로 할리우드 기준에서는 케데헌은 '중저가 프로젝트'에 불과하다. 겨울왕국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1억5000만달러(2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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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한국 자본시장에서 케데헌과 같은 애니메이션이 나올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제작비 규모만 보더라도 답은 쉽게 나온다. 


문제는 제작비에만 있지 않다. 케데헌 성공의 또 다른 핵심은 인력 바로 감독 매기 강이라는 존재에 있다. 그는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드림웍스, 블루스카이, 일루미네이션 등에서 10년 넘게 스토리보드 아티스트와 슈퍼바이저로 활동하며 대형 프로젝트 경험을 축적했다. 과연 국내에서 이러한 경력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인력이 있는지 묻고 싶다. 국내는 뽀로로, 카봇 등 아동용 TV 애니메이션에서는 강점을 보여왔다. 하지만 성인·청소년 대상 장편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제작할 토양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케데헌 OST에는 블랙핑크를 만든 프로듀서 테디와 더블랙레이블, 걸그룹 트와이스가 참여했다. 여기에 한국계 외국인 아티스트와 작곡가도 다수 합류했다. 국적을 불문하고 케이팝이 글로벌 음악산업의 언어로 자리 잡았기에 가능한 협업이었다. 그 결과 케데헌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음악·문화·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멀티 지식재산권(IP)으로 확장됐다.


케데헌은 한국 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장르'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매우 고무적인 사례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은 여전히 '소재 제공국'에 머물러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실감한다. 


케데헌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과제를 보여준다. 첫 번째 대규모 투자 유치 시스템이다. 기존 투자 구조를 넘어 공공·민간 합작 펀드, 글로벌 협업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K콘텐츠를 제작할 인재 생태계 조성에도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단편·중편 애니메이션 지원 강화로 감독·아티스트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커리어 사다리를 구축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치밀한 IP 확장 전략으로 음악·게임·웹툰 등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분야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산업적 시너지를 키워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금융 인프라도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 전 세계 케이팝 팬덤은 이미 수억 명의 디지털 소비자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스테이블코인의 시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팬덤 경제와 연결된다면 글로벌 팬들이 직접 한국 IP 소비와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K콘텐츠의 대규모 제작비 조달 통로가 될 수 있다. 


케데헌은 우리의 소재와 이야기로 해외 자본이 만든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한국 문화가 일으킨 세계적 성과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한국이 진정한 주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스템·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글로벌 팬덤과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길이 열렸을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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