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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이 글로벌 PEF 사대주의 끊었다
배지원, 이소영 기자
2025.07.23 13:50:19
메리츠 6% 금리와 담보 구조로 KKR-브룩필드 제쳐…SK 5000억 국부유출 방지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3일 07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메리츠증권)

[딜사이트 배지원, 이소영 기자] 메리츠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LNG 발전 자산 유동화 거래에서 차별화된 금리와 담보 구조를 제시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PEF) KKR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을 제쳤다. 이번 거래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 글로벌 PEF가 주도하던 고금리 관행에 균열을 낸 '레퍼런스 딜'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여주·하남·위례 등 민간 발전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딜에서 메리츠증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했다. 이번 거래는 발전 자회사 일부를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매각하고, SK온에는 주가수익스왑(PRS)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전체 거래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입찰 과정에서 메리츠는 연 6%대의 금리를 제시해 KKR 등 글로벌 PEF보다 2%p가량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KKR은 이후 금리를 메리츠가 제시한 수준까지 낮췄지만, 메리츠는 기존 금리를 고수하며 딜 주도권을 쥐었다. SK는 메리츠의 등판으로 연간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해외로 빠질 비용이 국내에 머물면 국부유출 방지효과도 얻는다. 


KKR이 메리츠가 제시한 수준에 맞춰 금리를 내리자, SK는 마지막 협상 단계에서 메리츠에 금리 추가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리츠는 이를 '덤핑'으로 규정하고 거절했다. 동시에 담보 조건도 기존 5개 발전소 중 3곳으로 제한하는 구조를 제시하며, 가격과 담보 모든 면에서 글로벌 PEF와 차별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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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략은 메리츠의 신중한 딜 분석과 심사 역량에서 비롯됐다. 자산 평가와 수익성 검토를 통해 '이 정도 담보와 금리로도 충분한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작동한 결과다. 금리를 낮추되 발전 자회사 일부를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매각하는 과정에 후순위로 들어가 차익을 남기는 구조로 접근했다.


반면 KKR은 5개 담보물과 8% 금리 제시 후, 다시 6% 수준의 금리로 조건을 바꿨지만, 이미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다. 자본력과 브랜드를 앞세운 고금리 제안은 메리츠에 밀려 설득력을 잃었다. 


이번 거래는 조 단위 유동성을 적기에 공급하면서도 담보와 금리를 합리적으로 설계한 정통 IB 딜로 평가된다. 국내 증권사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설명이다. 이제 국내 증권사나, PEF 운용사들도 조 단위급 대형 거래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펀드 사이즈와 실행력을 갖췄고, 투자자 유치나 산업 전략 수립 면에서도 과거보다 뚜렷한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반면 글로벌 PEF는 그간 누리던 이른바 자본시장에서의 갑(甲)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블랙록도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런 횡포를 부리려다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용 특수가스회사인 에어퍼스트를 블랙록이 30%, 국내 IMM PE가 70% 갖고 있는데 이 기업의 채무에 대한 차환 과정에서 블랙록이 자신들을 IMM PE처럼 경영권자 대우를 해달라며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하다가 뭇매를 맞은 것이다. 이전까지는 이런 요구가 글로벌 PEF에는 당연시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국내사들이 급성장하면서 특혜는 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메리츠에도 고리대금업자라는 비판이 따라붙었지만 이번 거래를 통해 정통 IB로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반면에 글로벌 PEF들이 요구하는 과도한 금리와 과잉 담보 요구에 대해서는 업계의 공개비판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글로벌 투자자의 비즈니스 금리 기대치를 낮추는 레퍼런스 딜이 될 것"이라며 "이런 사례가 반복된다면 글로벌 자본 유입에 대한 기준선이 낮아질 것이고 국내 기업의 금융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메리츠 내부에서는 이번 거래의 주역을 김종민 대표이사로 지목한다. 정영채 고문이 먼저 SK의 수요를 파악했고 이후 메리츠 고유의 정밀한 심사체계를 가동해 안전한 구조를 짰다는 설명이다. 김종민 대표는 주 3회 이상 기업심사위원회를 직접 챙기며 리스크 점검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심사위원회에 소집된 임원과 실무진은 딜 구조와 리스크를 전방위로 검토한다. 위원회 산하에는 리스크관리위원회라는 소위원회가 있다. 


메리츠에 이번 거래는 정통 IB시장 확장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메리츠는 기존 부동산 PF와 고금리 인수금융을 위주로 했지만, 대기업 인프라 자산도 다루는 포지션 확장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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