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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김종민의 승부수…SK '1석4조' 효과
김규희 기자
2025-07-18 08:00:22
KKR 대신 메리츠 선택한 속내…SK온 지원부터 밸류 보존까지
이 기사는 2025-07-16 19:58:4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메리츠금융그룹 사옥 전경. (제공=메리츠금융그룹)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 액화천연가스(LNG) 유동화 딜을 통해 '1석4조'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단순한 재무적 거래를 넘어 과거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게 도시가스 자산을 내준 뼈아픈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과 함께 그룹 유동성 확보, 계열사 지원, 밸류에이션 방어까지 다층적 의도가 깔려 있다. 딜 설계에는 메리츠증권 정영채 상임고문과 김종민 IB부문 각자대표(사장)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16일 메리츠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이노베이션 유동화 딜은 광양·여주·하남·위례 등 전국 4곳의 민간 발전소를 담보로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는 구조다. 전체 딜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메리츠는 KKR과 달리 다면적으로 접근했다. 먼저 딜 구조를 SK그룹에 부담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져갔다. SK그룹은 과거 SK E&S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KKR의 무서움을 경험했었다.


SK그룹은 알짜인 도시가스 자산을 SK E&S를 통해 보유하고 있었으나, 2021년 KKR이 SPC를 통해 투자에 참여하며서 자산 통제권 상당 부분을 넘겼다. 당시 KKR은 RCPS(전환상환우선주)를 활용해 배당과 구조적 우선권을 확보했다. 이런 상황 속에 KKR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추진 과정에서 전환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하자, SK그룹은 KKR에 신규 RCPS 발행을 약속하고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해당 딜은 SK그룹 안팎에서 "사실상 도시가스 사업을 빼앗긴 구조"로 평가됐다.

이런 배경 속에서 메리츠는 '약탈' 우려를 피한 구조를 들고 나왔다. KKR은 광양·파주 등 5개 발전소 전부를 담보로 요구했지만 메리츠는 3~4곳만 담보로 잡겠다고 했다. 최소한으로 담보 설정을 통해 '약탈' 의도가 없다는 점을 피력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가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졌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메리츠로선 추가적인 거래를 가져갈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담보에 포함하지 않은 남은 발전소를 추가 담보로 활용할 수 있어 '후속 딜'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메리츠와 한 번 더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음으로 메리츠는 6% 후반대의 안정적인 금리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을 줄여줬다. 메리츠의 조달금리가 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6%대 금리는 이익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5조원이라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인 금리로 조달한 셈이다.


무엇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딜로 SK온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거래는 발전 자회사 일부를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매각하고, SK온에는 주가수익스왑(PRS)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CPS 유동화 3조원, PRS는 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설비 투자 확대와 적자 지속으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 자금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과정에서 '배임 이슈'도 피했다. SK온에 직접 자금을 투입할 경우 계열사 간 자금 이전에 따른 배임이나 지배구조 리스크가 문제 될 수 있는데 LNG 자산을 활용한 유동화 구조로 이를 우회했다는 평가다.


이번 딜은 메리츠증권에 있어 '정통 IB'시장 확장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기존 부동산 PF와 고금리 인수금융 위주였던 메리츠가 대기업 인프라 자산을 다루는 '정통 IB'로 포지션을 확장한 첫 사례다. 이번 딜을 계기로 메리츠의 IB 포지셔닝도 새롭게 정의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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