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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석화 불황 돌파구 분수령, 법원 판단 주목
이우찬 기자
2025.07.18 08:01:11
오늘 교환사채 발행 가처분 사건 심문, 생존 위한 투자 목적 리밸런싱 '갈림길'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8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 본사 전경. (제공=태광그룹)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태광산업이 석유화학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발표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카드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으로 추진하는 교환사채(EB) 발행에 관한 법원 가처분 사건 심문이 시작되면서다. 


법원 가처분 인용 여부에 따라 태광산업 리밸런싱의 향방도 결정된다. 기업 생존과 성장을 위해 태광산업이 선택한 자사주의 전략적 활용 카드가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받게 될지 특히 주목된다.  


1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이날 오전 동관 466호 대법정에서 태광산업의 EB 발행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진행한다. 법무법인 한누리가 트러스톤자산운용 쪽 대리인을 맡았고 태광산업 쪽에서 법무법인 세종 등이 방패로 나선다. 이르면 이달 심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가처분 사건은 2대 주주 트러스톤이 주주 이익 침해 등을 이유로 이사 위법 행위 중지 요청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30일 법원에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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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태광산업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자사주 전량을 대상으로 하는 3200억원의 교환사채 발행 결정을 의결했다. 트러스톤은 인수자를 확정하지 않은 채 대표이사에게 포괄 위임해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1일 추가 이사회에서 한국투자증권을 인수자로 확정하고 이튿날 신사업 투자 등의 계획을 밝혔다. 다만 가처분 사건에 관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사채 발행을 잠정 중단하고 소액주주 등과 소통하며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법원은 이번 가처분 심문에서 교환사채 발행의 목적과 절차적 위법성 여부, 교환가액의 적정성 등에 관한 양쪽 입장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러스톤은 이번 교환사채 발행이 신사업 진출이라는 모호한 명분 속에 자사주 관련 규제 도입 이전에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의 인수·설립과 기존 석유화학 투자 등으로 명확한 목적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한국투자증권으로 인수자를 확정해 대표이사 포괄위임이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교환가액이 순자산가치의 25%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관해 태광산업은 상장주식 평가에 관한 적법한 기준을 따랐다고 소명하고 있다. 순자산가치는 현행법에서 상장주식의 기준가액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장주식 평가에 관한 시가 기준으로 산정해 10% 할증으로 시가를 상회한다는 입장이다. 태광산업은 또 신사업 추진으로 경영상 목적을 충족하고 있으며 시가 이상 처분과 무이자 자금 조달로 회사에 이익이 되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특히 자사주를 둘러싼 법원 판단도 주목되고 있다. 태광산업은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사업 재편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며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세계적 석학이자 진보 경제학자인 영국 런던대의 장하준 교수는 극단적 주주환원을 경고하고 있다. 장 교수는 최근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큰일 날 일로 개악 중 개악"이라며 "기업이 자사주를 갖고 있으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소각 의무화는 주가 부양 효과만 남는다"고 비판했다. 기업 이윤의 10%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수 없게 하거나 주주환원율을 50%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광산업은 새 정부 기조에 맞춘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식가치 제고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생존을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다. 교환사채 발행에 관해 2022년 발표한 조단위 투자계획의 일환으로 교환사채 발행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는 회사의 존립과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회사가 생존을 언급하는 것은 석유화학 산업이 놓인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은 탓이다. 중국발 공급과잉 속에 석유화학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태광산업 실적 악화도 지속됐다. 매출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2년 2조3950억원에서 지난해 1조895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중국 태광화섬상숙 공장 스판덱스 생산라인 가동이 일부 중단됐고 추가 가동 중단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업 부진 속에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 인수합병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투자 자회사를 세워 애경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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