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자율규제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를 통해 '책임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입장을 공식화했지만 이를 실현하는 실행 전략과 제도화 방식에서는 서로 다른 접근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용자 보호, 창작자와 소상공인 지원, 인공지능(AI) 윤리 등 유사한 가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각각 네이버는 외부 전문가, 카카오는 내부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 네이버는 '자율규제위원회 활동 보고서'를, 카카오는 '2024 ESG 보고서: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각각 발간했다. 두 보고서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공통적으로 이용자 권익 보호, 파트너와의 상생, 기술 윤리 확립 등을 핵심 과제로 다뤘다. 그러나 이를 구체화하는 내부 거버넌스 체계부터 실행 전략까지 접근 방향은 뚜렷하게 갈린다.
우선 내부 규율 체계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네이버는 외부 전문가 중심의 '자율규제위원회'를 ESG 활동의 핵심 축으로 두고 광고·쇼핑·뉴스 등 주요 서비스 전반에 걸쳐 자율규제안을 수립해왔다. 다크패턴 방지,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등의 항목을 규율로 명문화하고 위원회 검토·의결을 거쳐 서비스에 반영하는 절차를 정례화했다. 외부 위원이 주도하는 정기 보고 체계도 갖추며 제도적 완결성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는 2023년 12월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그룹 전반의 준법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 독립 기구는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준법 시스템 분석과 개선안 제시, 반기별 권고안 발표, 임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조직 문화 전반에 준법 의식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네이버가 개별 서비스 단위의 책임 규범 정착에 집중하는 반면 카카오는 그룹 차원의 준법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소상공인(SME)과 창작자 지원 전략도 성격이 다르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 '임팩트 펀드' 등 장기 투자 중심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계 자립 기반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 장학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파트너십 기반의 직접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플랫폼 내 노출 확대, 수익 연동 인센티브 등을 중심으로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단골' 등 실질적 성과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I 윤리 대응 체계에서도 두 기업은 다른 경로를 택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 초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에 AI 안전 원칙을 적용하고 독립적 리스크 검증을 위한 '레드팀'을 운영 중이다.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외부 검증 절차를 제도화한 점이 강점이다.
카카오는 'AI 안전성 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주요 계열사의 기술윤리 활동을 담은 '2024 그룹 기술윤리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해 정책과 실행 사례를 공개했다. 또 올해 4월에는 CA협의체 ESG위원회 산하에 '그룹 기술윤리 소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카카오를 포함한 10개 계열사가 참여해 그룹 차원의 정책 수립과 리스크 점검·관리 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술 윤리 대응에서 네이버가 외부 검증에 방점을 찍는 반면 카카오는 내부 거버넌스를 통한 통합 관리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제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 네이버는 외부 전문가 기반의 규범화와 검증 체계를 중시하는 반면 카카오는 내부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유연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기술 환경 변화 속도에 맞춰 실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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