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 내재화를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벤처스, 네이버 D2SF, 네이버클라우드 등 사내외 조직을 통해 영상 검색, 의료 AI, 물류 자동화 등 분야별 유망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콘텐츠, 검색, 커머스 등 주요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모습이다.
네이버 D2SF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글로벌 무대에 나갈 '원석'을 발굴한다면 네이버벤처스는 전 세계 기술과 인재, 자본이 집약된 실리콘밸리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형제같은 두 조직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초기 기업에서 성장단계의 기업까지 네이버의 AI를 강화할 핵심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실리콘밸리에 사내 독립 조직(CIC) 형태로 '네이버벤처스'를 출범시키며 AI 투자에 본격 나섰다. 네이버벤처스는 스타트업 발굴 및 현지 기술 내재화 전략의 전진 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앞서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D2SF가 한국을 중심으로 북미로 확장한다면, 벤처스는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로 확장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전자가 초기에 집중한다면 후자는 조금 더 성장 단계의 팀을 찾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네이버벤처스의 첫 투자처는 멀티모달 검색 기술을 보유한 '트웰브랩스'다. 2021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이 기업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비정형 영상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 SK텔레콤 등으로부터 약 1억700만달러(약 14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트웰브랩스의 기술은 네이버의 AI 검색 고도화와 맞물려 활용될 전망이다.
사내 벤처캐피탈(CVC) 역할을 하는 네이버 D2SF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이 조직은 별도 법인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투자 이후 포트폴리오 기업의 96%가 생존할 만큼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D2SF가 투자한 AI 모델 경량화·최적화 기술 기업 '노타'가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물류 자동화 스타트업 '테크타카'에도 브릿지 투자를 진행하며 2020년 시드, 2021년 시리즈A에 이은 세 번째 투자에 나섰다. 이외에도 생성형 AI 기반 게임 제작 스타트업 '앵커노드', 자율주행 기반 웨어러블 기기 개발사 '웨어러블AI' 등 다양한 딥테크 기업에 투자했다. 이러한 투자 사례는 D2SF가 딥테크와 산업 연계 가능성 모두를 중시하는 투자 경향을 드러낸다.
반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의료·물류 등 산업 특화형 AI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병리 플랫폼 '메디오토'를 개발한 어반데이터랩에 약 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주도했으며 정밀의료용 바이오마커 발굴 등 AI 기반 분석기술을 통해 의료 AI 분야 협력을 확대 중이다. 스마트 물류 솔루션 기업 '위밋모빌리티'에도 투자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한 물류 최적화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의 AI 스타트업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접근을 넘어 자사 핵심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체 개발뿐 아니라 외부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빠르게 적용하려는 시도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네이버가 글로벌로 진출해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선 특화된 전략을 가지고 동반자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네이버 벤처스 설립을 앞두고 현지에서 열린 네트워킹 행사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려면 빨리 포커스를 해야 하고 돌멩이 하나를 잘 던져야 한다"며 "AI 시대에도 다양성이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단순히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네이버의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의 효율화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콘텐츠, 검색, 커머스, 물류 등 핵심 서비스에 AI를 융합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외부 기술을 적극 흡수해 빠르게 내재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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