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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와 손잡은 웹툰…글로벌 IP 플랫폼 정조준
최령 기자
2025.09.24 07:00:23
①디즈니플러스 연동·지분 제휴 포함…MAU 성장·공모전 확대로 북미 창작 생태계 강화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웹툰이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WBTN)를 통해 디즈니와 디지털 만화 플랫폼 공동 개발에 나서며 콘텐츠와 기술력을 결합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착수했다. 


이는 단순 IP 유통을 넘어 플랫폼 공동 운영과 지분 투자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협업으로 북미 웹툰 시장에서 입지를 본격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국내 시장에 한정된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한계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레벨업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규 플랫폼은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개발 및 운영을 맡고 디즈니플러스 구독자에게는 일부 콘텐츠를 별도 비용 없이 제공하는 연동 방식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만화 소비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세로 스크롤 웹툰과 전통 만화 포맷을 함께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협업은 콘텐츠 제휴를 넘어 ▲플랫폼 공동 운영 ▲구독모델 연계 ▲지분 투자까지 포함한 포괄적 파트너십이다. 디즈니는 마블·스타워즈·픽사 등 대표 IP 3만5000편 이상을 네이버웹툰과 공동 운영하는 신규 플랫폼에 제공하고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2% 인수를 위한 비구속적 조건 합의서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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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업을 통해 디즈니의 만화 IP들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된다"며 "디즈니플러스 기존 구독자와 마블 언리미티드 이용자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디즈니 IP의 흡인력을 활용한 신규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는 기존 웹툰 플랫폼과 신규 플랫폼을 병행 운영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해당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네이버가 인식하고 디즈니에는 수수료 형태로 일부를 지급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처럼 디즈니가 자체 플랫폼 대신 네이버와 손을 잡은 배경에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기술력 ▲한류 IP의 성장성 ▲플랫폼 운영 노하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류 콘텐츠가 북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AI 큐레이션·캐릭터챗·숏폼 애니메이션 등 기술 중심의 콘텐츠 운영 능력이 디즈니의 파트너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용수 네이버웹툰 CSO 겸 글로벌 웹툰 총괄 부사장은 "네이버웹툰은 만화 예술과 스토리텔링에 깊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디즈니와의 이번 협업은 만화와 웹코믹 산업 전체에 걸쳐 더 많은 독자들을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웹툰은 북미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CES, SXSW, NAB, WebSummit 등 미국 내 주요 행사에 잇따라 참석하며 웹툰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알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뉴욕에서 열린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 주최 '2025 이노베이션 페스티벌'에 참여해 창작자 중심 콘텐츠가 할리우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에 대한 논의에 동참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웹툰은 영어 앱 내 '디즈니 전용관'을 신설해 100여 편의 시리즈를 서비스하고 숏폼 트레일러 기능 '뉴 앤 핫(New & Hot)'과 사용자 생성 콘텐츠 기반 애니메이션 서비스 '컷츠(Cuts)' 등 영상 소비 친화 기능도 실험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Z세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지난해 10월 기준 영어 서비스 'WEBTOON'의 하루 평균 체류 시간은 27분에 달하며 전체 이용자의 75% 이상이 Z세대로 분석된다.


Z세대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웹툰 포맷의 글로벌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디즈니를 비롯해 미국의 전통 코믹스 출판사들도 세로 스크롤 형식에 속속 진입하고 있으며 IDW퍼블리싱은 '고질라', '소닉 더 헤지혹' 등 자사 IP를 웹툰 포맷으로 리포맷해 협업을 진행 중이다. 다크호스코믹스는 '위쳐', '코라의 전설', '크리티컬 롤' 등 자사 대표작 5종을 네이버웹툰 영어 플랫폼에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전통 출판사가 웹툰 포맷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협업을 요청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인기 SF 드라마 시리즈 '스타트렉'도 디지털 만화로 제작돼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 '웹툰(WEBTOON)'에서 내년 중 공개될 예정이다. 스타트렉 6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로 스크롤 방식의 오리지널 웹툰으로 재탄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와 더불어 네이버웹툰은 단순 콘텐츠 수출을 넘어 창작 생태계 자체를 북미 내에서 구축해 나가고 있다. 2014년 영어 서비스 개시 이후 '챌린지리그(현 캔버스)'를 운영하며 북미 작가 육성에 지속 투자해온 네이버웹툰은 최근 총상금 1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공모전 '웹코믹 레전드(Webcomic Legend)'를 개최했다. 3개월간 4000편 이상의 작품이 접수됐고 누적 조회수는 530만회를 돌파했다.


네이버웹툰이 각국의 창작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꾸준히 투자하는 이유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한 콘텐츠 제작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대중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웹툰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려면 언어권별 특성과 감수성을 담아낼 수 있는 창작 생태계가 전제로 마련돼야 한다. 이는 결국 현지 유능한 창작자의 참여와 독창적 작품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이용자 확대와 산업 성장을 동시에 이끄는 선순환 구조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또 국내 플랫폼 기업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행보가 의미가 있다. 앞서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북미 시장에서 웹툰과 웹소설에 투자했지만 결국 실패를 거뒀다. 카카오는 올해 7월 2021년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에 네이버도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통해 국내 웹툰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디즈니와의 협업은 북미 시장에 최적화된 콘텐츠 전략의 연장선"이라며 "가로형 만화를 세로형으로 리포맷하거나 영상 세대에 익숙한 이용자를 겨냥한 숏폼 콘텐츠를 지속 선보이는 등 현지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트너십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현지 창작자 생태계 육성 역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미국은 물론 일본·태국 등에서도 정기 공모전을 운영 중이며 이번 북미 공모전은 역대 최대 상금 규모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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