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케이사인'이 에이아이딥 지분을 자회사 샌즈랩에 전량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당초 케이사인을 중심으로 세 회사간 기술 교류가 활발했던 만큼, 단순 매각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이아이딥 지분이 샌즈랩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점은 이러한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사인은 올해 1분기 보유 중이던 에이아이딥 주식 8만5650주(21.41%)를 샌즈랩에 전량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억8736만원으로, 지분법평가액(1억1135만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다소 의아함을 자아낸다. 케이사인과 샌즈랩 그리고 에이아이딥은 이미 유기적인 업무 추진 체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 트렌드에 따라 일부 개발자끼리 협업하는 방식으로, 기술 교류가 있었다. 세 회사 모두 케이사인 통합사옥에 입주해 있었던 만큼 소통 또한 잦았다.
샌즈랩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현금이 투입됐다. 샌즈랩은 에이아이딥 주식 3만2365주(80.91%)를 취득하는데 약 18억원을 썼다. 에이아이딥의 케이사인 과천사옥 컨소시엄 지분 8.5%도 39억원에 전량 사들이면서 60억원에 가까운 현금이 투입됐다.
주목할 부분은 케이사인이 보유한 에이아이딥 지분이 샌즈랩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지배력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샌즈랩이 보유한 에이아이딥 주식은 3만2365주(80.91%)다. 당초 케이사인은 에이아이딥을 관계사(지분율 21.41%)로 두고 있었지만, 자회사 샌즈랩의 자회사, 즉 손자회사로 두게 된 셈이다.
이는 샌즈랩이 케이사인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에이아이딥의 주요주주들이 보유한 지분도 함께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분 취득 이후에는 무상감자도 단행했다. 기존 4억원이던 에이아이딥 자본금은 최근 4000만원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케이사인은 자회사인 샌즈랩을 통해 에이아이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비록 자회사인 샌즈랩을 통한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구조이지만, 향후 에이아이딥의 의사 결정이 기존 보다 수월해진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케이사인은 에이아이딥을 단독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샌즈랩 중심의 수익화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케이사인이 2017년 2월 에이아이딥, 같은 해 7월 샌즈랩 지분을 각각 취득, 클라우드와 모바일 다양한 업종을 아우르는 종합 보안 솔루션 체계를 구축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예상보다 에이아이딥의 성장이 더뎠다. 반면, 샌즈랩은 상장에 성공했다. 다만,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에이아이딥을 샌즈랩에 편입시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겠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실제로 샌즈랩은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케이사인과 함께 양자내성암호 관련 기술 개발을 비롯해 딥페이크와 AI 탐지기술 등 개발 종류와 투자 범위가 넓었던 반면, 개발 인력은 충분하지 상황이었다. 때문에 추가 개발에 나서기 어려웠다.
현재 샌즈랩이 에이아이딥을 인수한 이후 2개월이 지난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케이사인은 현재까지도 샌즈랩과 에이아이딥의 활용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케이사인 관계자는 "현재 어떤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이 곤란하다"며 "아직 구체화된 게 없기도 하고, 활용법을 두고 고민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샌즈랩이 에이아이딥 지분을 취득하면서 지분율이 기존에 케이사인이 보유했을 때보다 높아져 향후 (사업적) 방향을 잡는 데 있어서는 수월할 것"이라며 "회사 측에서 샌즈랩 쪽의 의견을 경청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즈랩 관계자는 "에이아이딥이 AI 관련 기술 개발사이다 보니 관련 기술력을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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