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케이사인'이 장기적인 성장 동력원 확보에 나서면서 자회사 '샌즈랩'과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눈길을 끈다. 2017년 샌즈랩 인수 후 기술 교류와 지원에 집중해왔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협업 행보인 탓이다. 양 사의 이번 협업이 양자 보안 시장 선점과 더불어 수익성 향상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사인은 최근 샌즈랩과 함께 양자내성암호(PQC) 관련 기술의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그동안 케이사인과 샌즈랩은 꾸준히 기술 공유를 해오긴 했지만,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협업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자 컴퓨터 시대를 맞이하면 공개 키 기반의 암호 체계는 보안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에 양자내성암호로의 전환은 보안 업계에서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현재 탈취된 데이터 역 미래의 양자컴퓨터에 의해 해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PQC의 중요성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케이사인과 샌즈랩이 양자내성암호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서게 된 배경 또한 향후 양자내성 암호화 체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 기술과 차세대 기술의 융합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공동 개발에 최적화된 분야라고 판단이 섰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이번 기술 개발 과정에서 케이사인은 암호화 체계 전환에, 샌즈랩은 전환된 암호화 체계를 분석 및 검증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케이사인은 전통 암호화 기술에, 샌즈랩은 AI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 기술에 각각 강점이 있는 만큼 각자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케이사인과 샌즈랩의 전략적 협업이 향후 수익성 향상의 발판으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케이사인의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대비 69%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1% 감소한 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케이사인은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샌즈랩의 실적 부진이 반영된 탓이다. 케이사인은 2017년 샌즈랩을 인수했지만 아직 인수 효과가 재무상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케이사인은 62억원을 투입해 샌즈랩 주식 1만3000주를 취득했다. 이후 액면분할(5000원→100원)과 무상증자 등을 거쳐 케이사인이 보유한 샌즈랩 지분은 2021년 말 기준 720만주(지분율 60%)로 증가했다.
2022년 말 케이사인은 샌즈랩 주식 216만7116주를 샌즈랩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샌즈랩이 자사주를 보유한 배경이기도 하다. 샌즈랩이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케이사인의 배려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풀이된다.
케이사인은 그동안 샌즈랩의 기업 경영 자문 외에는 사업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 단기적인 매출 압박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샌즈랩이 자유로운 개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딜사이트는 전략적 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구체적 이유와 개발 완료 시점 및 수익성 등에 대해 묻고자 케이사인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메일로 질문하라는 관계자 요청에 메일을 남겼지만 답장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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