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진칼 주요 주주인 델타항공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우호세력) 입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최근 호반그룹의 주식 매입이 잇따르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 태평양 부사장은 12일 서울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에서 열린 델타항공의 인천~솔트레이크시티 직항 노선 신규 취항 간담회에서 "조 회장과 대한항공 경영진에 대한 굉장히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프 부사장은 "호반그룹이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늘린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까지 한진칼 주식 약 480억원어치를 매수하며 지분율을 18.46%로 끌어올렸다. 호반그룹은 해당 주식 매입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언급했지만, 조 회장 측(19.95%)과의 지분 격차를 불과 1.5%포인트(p)까지 좁히면서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한진칼 지분 14.9%를 보유한 3대주주 델타항공이 호반그룹과 손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델타항공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 회장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내비추며 우군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델타항공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2019년 8월 한진칼 주요 주주로 등판했다. 당시 회사는 주식 투자 배경에 대해 "사업적 협력 관계 강화"라고 밝혔지만,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에서 우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맺고 있는 조인트벤처(JV)는 동맹으로 불리는 '코드쉐어'보다 한 차원 강화된 협력으로, 항공사 간 '혈맹 관계'를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대한항공은 지난달 델타항공의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인수에 동반 출자할 만큼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제프 부사장은 "대한항공과 2018년 조인트벤처를 체결하고 벌써 8번째 해를 맞았다"며 "현재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의 조인트벤처는 아시아와 미국을 연결하는 가장 강한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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