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영풍이 석포제련소 가동을 재개하며 실적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석포제련소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로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적자와 영업활동에서의 현금유출로 유동성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 됐다. 영풍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유출이 더 많았음에도 투자활동을 줄이고 차입을 늘려 유동성을 확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183억원에서 음수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과 유출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부문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영풍의 석포제련소는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고 2월 26일부터 4월 24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이 여파로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5719억원, 563억원으로 매출은 22.9% 줄고 적자 폭은 더 확대됐다.
영풍은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유출되자 투자활동을 통해 현금흐름을 보완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642억원에서 244억원으로 양수전환했다. 기업은 성장과 영업활동 유지를 위해 투자자산 취득 등에 현금을 쓰는 경우가 많아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대체로 음수로 나타난다.
세부적으로 보면 영풍은 1분기 유형자산 취득으로 299억원이 유출됐으나 ▲금융상품 처분 727억원 ▲보증금 회수 21억원 ▲유형자산 처분 26억원 등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순유입으로 집계됐다.
재무활동에선 차입금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대했다. 단기차입금 1401억원을 상환했음에도 단기차입과 장기차입으로 각각 1958억원, 500억원 등 총 2458억원을 조달해 전체적으로 현금 유입이 더 컸다. 그 결과 지난해 1분기 408억원이었던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올해 1분기 1029억원으로 151.9% 증가했다. 지난 분기에 현금 264억원이 늘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388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영풍이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다. 다만 석포제련소가 가동한지 얼마 지나지 않으면서 2분기에도 본업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위안이 되는 점은 영풍 자회사인 와이피씨(YPC)가 고려아연으로부터 4월 25일 414억원의 배당금을 받으면서 일회성으로 현금 유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영풍이 지난 3월 고려아연 지분 25.42%를 YPC에 넘기면서 지배구조는 영풍-YPC-고려아연으로 새롭게 만들어졌다. 영풍의 연결 현금흐름표에는 영풍과 그 종속기업(YPC 등)의 영업활동현금흐름만 포함된다. 다만 고려아연이 배당금을 지급해 실제 현금이 유입될 경우 이 배당금만 영풍 연결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적용된다.
영풍의 연결 기준 배당금수취액은 지난해 1분기 332억원에서 올해 1분기 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고려아연 배당으로 273억원으로 확보했으나 올해는 배당금 수령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터는 YPC가 고려아연 배당금을 받더라도 영풍이 실제로 현금을 확보하려면 YPC가 그 배당금을 영풍에 올려보내야 한다. 영풍은 YPC 배당과 관련해 당장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나 지배구조상 영풍의 100% 자회사인 YPC가 모회사 영풍으로 유입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풍 관계자는 "석포제련소가 지난달부터 가동을 재개하고 현재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라면서도 "아직 2분기 실적 개선 여부에 대해 언급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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