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채린 기자] 노랑풍선이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사무소를 열며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에 나선다. 향후 일본을 중장기적인 캐시카우로 육성한다는 비전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노랑풍선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제로 작년 1분기에는 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분기 손실이 이어지며 결국 연간 65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순손익(-1억원)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별도기준으로는 노랑풍선이 1억3000만원의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회사들의 부진이 뼈아팠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랑풍선은 'Yellow Balloon Japan(YBJ)'과 '노랑풍선 시티버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일본법인인 YBJ는 올해 1분기 순손실이 1억2136만원으로 집계되며 연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YBJ는 2018년 일본 현지 여행사와 조인트 벤처(JV) 방식으로 도쿄시 후쿠오카에 설립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했다. 이후 노랑풍선은 지난해 11월 YBJ를 도쿄도 주오구에 법인을 재설립하며 일본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이에 따라 설립 초기 비용과 영업 안정화 비용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노랑풍선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한 배경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거론된다. 일본의 경우 사계절 내내 수요가 유지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랑풍선은 법인 설립 이전까지 일본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호텔, 식당, 투어 등 핵심 콘텐츠를 운영해 왔다. 이로 인해 파트너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자체적인 상품 구성이나 수익 마진 확대에 제약이 존재했다. 하지만 법인 설립 이후부터는 현지 호텔, 콘텐츠 공급업체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며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블록 바잉'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게 회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올 3월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개소한 사무소는 일본 내 두 번째 거점으로 고객 응대와 콘텐츠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오사카는 도쿄와 함께 일본 내 주요 여행 수요처 중 하나로 꼽히며 사무소 개설을 통해 현지 고객 서비스 품질과 반응 속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일본 법인과 사무소에 배치된 인력이다. 일본에는 하나투어 일본 지사에서의 오랜 경험이 있는 이민주 대표 지휘 아래 이 대표 포함 총 12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도쿄 법인 7명, 오사카 사무소 5명이다. 김현숙 부사장이 오사카 사무소를 이끌고 있는데, 노랑풍선 본사의 3명 밖에 없는 부사장 중 한 명이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노랑풍선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김 부사장은 일본 시장에 적합한 패키지 상품 기획과 운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고재경 회장의 아들인 고원석 이사가 도쿄 법인에서 현지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고 이사는 본사 경영기획본부 재직 시절부터 회사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수립해온 인물이다. 현지 법인의 경우 어떤 직책의 임원이 법인장을 맡느냐에 따라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는 데, 노랑풍선 일본법인의 경우 부사장급이 직접 법인장을 맡은 데다 오너일가가 직접 몸을 담그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유추할 수 있다.
한편, 다른 자회사인 노랑풍선시티버스도 연결 실적에 부담을 더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티버스는 동대문 DDP에서 출발해 ▲을지로 ▲광화문 ▲청와대 ▲명동 ▲남산 ▲종로를 지나 DDP로 복귀하는 코스로 서울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광화문, 청와대 등 일부 구간에서 발생한 정치적 이슈로 외부 변수가 있었다. 이에 더해 오픈형 버스 특성상 계절적 영향까지 맞물려 통상적으로 1분기에는 다른 동기보다 수요가 낮아 순손실 1억2454만원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신규 차량 도입의 영향도 있었다. 노랑풍선은 서울시의 규정을 따르기에 10년 이상 운행해 노후화된 차량을 교체해야 한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신규 차량을 도입함에 따라 초기 감가상각비도 추가로 반영됐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이번 일본 법인 재설립은 단순한 시장 재진입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의 핵심 거점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에는 일본을 넘어 동북아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적 허브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YBJ는 초기 단계에 있으나 향후 일본 시장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해 주요 지역 거점에 연락사무소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 1분기부터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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