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상지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선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식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전환사채(CB) 물량까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오버행 현실화로 신주 상장과 동시에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유상증자 투자자들이 '매도'를 선택할지, 반대로 대선 테마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버티기'에 나설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투자자들의 선택에 따라 주가 향방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지건설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발행일은 CB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신주발행일과 동일한 이달 22일이다. 상지건설은 지난 2월7일 200억원 규모의 주주우선 공모 유증을 결정했다.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당시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5000원이었다.
하지만 상지건설이 대선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했고,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는 유상증자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
실제로 유상증자 당시 상지건설은 대선 테마주로 엮이면서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급등했다. 이에 신주발행가액은 5000원에서 2만2850원으로 조정됐고 자금조달 규모도 기존 200억원에서 914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나친 주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치 테마 재료가 소진될 경우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2만원이 넘는 신주발행가액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주주 청약률은 5.85%에 그쳤고,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11.17%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최종 납입 금액은 10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유상증자 투자자들은 지난 20일부터 권리공매도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눈치를 보는 듯한 분위기다. 권리공매도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신주를 배정받은 투자자가 신주 상장일 2거래일 전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유상증자 투자자들은 매도보다 버티기에 나서는 듯한 모습이다. 권리공매도가 가능한 20일과 21일 주가 변동폭은 컸지만 실제로 공매도 물량은 900만원과 5333만원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21일 장마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유상증자 투자자들은 18.8%(주당 4300원)의 수익률을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21일 주가 흐름을 볼 때 권리공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거나 한 건 아닌 것 같다"며 "대선 테마주로 엮인 상지건설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CB와 유상증자 신주가 발행되는 22일에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주가 급락이 시작되면 버티자는 것에서 팔자는 분위기로 바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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