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차장] 한국 증시에서 '천하제일 단타대회'라는 말이 있다. 주식시장이나 가상화폐 시장에서 거래량이 폭발하며 가격이 급변할 때 매매를 반복해 수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단타를 잘하는 사람끼리 대회를 펼치는 것 같다고 해서 이같이 불린다.
천하제일 단타대회의 열기는 올 6월 대선으로 정치 테마주까지 가세하면서 절정에 달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정치테마주의 역사는 오래됐다. 과거에도 선거가 이뤄질 때마다 박근혜, 이명박, 문재인 테마주 등 당시 대권 후보들의 이름을 딴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력한 차기 대권 지도자로 떠오르면서 시장에는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들의 주가가 널뛰고 있다.
상지건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상지건설은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이후 주가가 비정상적일만큼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상지건설은 무려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포바이포 역시 이재명 테마주로 묶이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나타냈다.
문제는 상지건설과 포바이포 등 정치테마주로 묶인 종목이 당사자와 구체적인 연관성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상지건설은 과거 임무영 전 사외이사가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한 이력 때문에 '이재명 관련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정작 임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임기만료로 퇴임한 상태다.
포바이포가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이유는 더욱 황당하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일정으로 퓨리오사AI를 방문했는데, 포바이포가 퓨리오사AI의 협력업체라는 이유에서다. 이밖에도 이재명 대선후보와 중앙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상장사 대표의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다른 대선후보들과 연관된 테마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태영건설우선주, 아이스크림에듀 등이 지난 28일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최금락 태영건설 대표이사는 경기고, 서울대 동문으로 '한덕수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스크림에듀는 모회사의 최대주주인 박기석 시공테크 대표로, 과거 한 권한대행과 함께 대통령직속국민경제자문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였다.
정치 테마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자 금융당국은 허위사실로 특정 종목을 테마주로 띄우거나 선행 매매를 통한 불공정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감시망에도 투자자들의 투기심을 잠재우긴 쉽지 않아 보인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것에 단속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투기 자금이 몰리는 것은 법적으로 제재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 테마주의 본질은 실체없는 풍문에 의한 투기일 뿐이다. 실적과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가 아닌만큼 투기의 결말이 아름다울리 없다. 정치 테마주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급락 전에 빠져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만으로 투기를 이어가고 있다. 빛을 쫒아 제 몸을 뜨거운 불에 내던지는 부나방이 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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