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넥스트 HBM'이라 불리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2.0 D램에 대한 대규모 양산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CXL 시장이 개화하지 않은 만큼 충분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CXL 2.0은 속도와 확장성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어 삼성전자도 그 다음 버전인 CXL 3.0 D램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CXL 2.0 기반의 256기가바이트(GB) D램인 CMM-D에 대한 국립전파연구원의 신규적합성평가 결과,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스토리지 등 각기 다른 인터페이스를 통합해 빠른 연산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메모리가 부족한 장치에 CXL 구조를 사용하면 서버 교체 없이 메모리 확장 효과를 낼 수 있어 데이터 센터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CXL 2.0 기반의 CMM-D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업체 중 CXL 관련 메모리 개발·양산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에는 CXL 2.0 기반의 257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규모 양산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XL 2.0 기반의 CMM-D를 양산하고는 있지만 고객들의 수요는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 다음 버전인 CXL 3.0 D램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도 "삼성전자는 CXL 2.0 제품은 개발했지만 양산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확장성과 속도가 미진해 충분한 수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CXL 3.0을 지원하는 D램부터 양산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내년부터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XL 2.0 D램 양산을 위한 검사 장비를 도입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CXL 2.0 D램 양산용 검사 장비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으며, 그중 일부 업체와는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양산 계획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검사 장비가 큰 규모로 공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CXL 시장이 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고객들이 CXL 2.0을 써 봐야 그 다음 버전으로 넘어가지 않겠나. (삼성전자도) 샘플은 꽤 양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삼성전자만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XL 2.0 D램 테스터 개발을 완료하고 타 업체와 퀄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한 장비 업체 관계자도 "계속해서 장비의 버전이 바뀌면서 업데이트되는 과정에 있다. 이에 고객사와 논의 중인 상황이라며 "연내에 퀄테스트가 완료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CXL 2.0의 시장성이 부족한 이유로는 시스템이 데이터센터 규모까지 확장되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CXL의 표준 버전은 CXL 1.0을 시작으로 CXL 1.1, CXL 2.0, CXL 3.0, CXL 3.1까지 발표됐다. CXL 1.0과 1.1의 경우 기본적인 콘셉트 개념으로, CXL 2.0부터 상용화가 시작됐다. CXL 2.0은 CXL 1.0이 단일 컴퓨팅 노드에서만 작동 가능하다는 단점을 개선해 다수의 프로세서가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는 메모리 풀링(Memory Pulling) 기능을 제공하고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다만 데이터 센터 규모까지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CXL 3.0과 3.1은 '멀티 레벨 스위치(Multi-level Switch)'를 통해 CXL 시스템과 외부 메모리를 연결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데이터 센터 등 더 큰 규모로 확장하는 형태가 가능해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CXL 3.0 시스템에 대응하는 D램부터 시장성이 생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6년 최신 표준인 CXL 3.1을 지원하는 스위치 칩과 CPU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CXL 시장 개화 시점은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욜(Yole)은 CXL 시장 규모는 2023년 1400만달러(2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21억달러(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중 CXL D램은 전체 CPU를 제외한 CXL 시장에서 80% 이상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말 CXL 3.0에 대응하는 D램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중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말 CXL 3.0 D램 개발을 완료할 경우 내년 중반 이후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로 양산하려면 검사 장비가 필요한데 관련 퀄테스트를 진행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에 차세대 CXL D램 테스터 장비 납품을 준비하는 네오셈과 엑시콘은 모두 올해 연말까지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삼성전자의 양산 시점에 맞춰 이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CXL D램 양산 계획에 대해 "양산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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