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글로벌 치과 보철시장에서 전통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국내기업이 있다. 리튬 디실리케이트 보철 소재로 세계 3위에 오른 하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독자적인 기술력과 자동화 생산시스템을 앞세워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붙이고 있다.
본지는 7일 강원도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위치한 하스 2공장을 찾았다. 강릉 1·2공장은 정밀 설비와 디지털 공정을 갖춘 핵심 거점이다. 각 층별, 구획별로 나뉜 공장에 들어서자 용해로 기계들과 절삭 장비들이 정교하게 배열돼 있었다. 고온의 열기와 기계음이 오가는 현장은 정밀성과 기술력이 집약된 제조 현장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강릉 1공장은 Heat-Pressing(열가압 주조) 방식의 보철수복 소재, 2공장은 캐드(CAD)·캠(CAM) 밀링 방식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두 공장은 자체 설비 기반의 최적화된 원스톱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소재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하스의 생산 공정은 총 8단계로 ▲원료 입고 ▲소재기술 ▲공정기술 ▲응용·성형·결정화 ▲포장 ▲출하의 순으로 진행된다. 전 과정은 자동화 기반의 내부 시스템을 통해 통합 관리되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자 따뜻한 열기가 몸을 감쌌다. 이는 고온의 용해로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열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겨울철에는 덜하지만 여름에는 작업 환경이 더 고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산화물 원료가 혼합돼 1500℃에 달하는 고온에서 녹아 유리 상태로 변형된다. 이후 응용·성형·결정화 단계에서는 하스만의 나노 결정화 기술(NLD)과 경사기능 결정화 기술(GLD)이 더해지며 리튬 디실리케이트 소재로 완성된다. 해당 소재는 심미성과 강도를 모두 갖춰 크라운, 인레이, 온레이, 라미네이트, 브릿지 등 다양한 치과 보철물 제작에 활용된다.

이후 연마·절삭 등 정밀 가공 공정이 이어진다. 연마공정에선 소재 표면을 정교하게 다듬는 장비들이 일사불란하게 가동되고 있었다. 절삭공정은 디지털 CAD·CAM 시스템 기반으로 운영된다. CAD 소프트웨어로 설계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CNC 밀링 장비가 정밀 가공을 수행한다. 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하면 당일 치과 방문만으로 보철물 제작부터 장착까지 완료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후 보철 소재는 품질검사 공정으로 이동한다. 결정 크기, 투명도, 강도 등 세부 항목들이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검사되고 포장을 거쳐 70여개국, 133개 유통 파트너사에 공급된다.

하스는 치과 보철물 제조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방식 모두에 대응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조 방식은 본을 떠 만든 틀에 고온에서 녹인 소재를 눌러 성형하는 전통 방식으로 정밀성과 적합도가 높아 고급 보철물 제작에 적합하다. 반면 밀링 방식은 치아를 디지털 스캔해 CAD·CAM 시스템으로 설계한 뒤 CNC 장비로 절삭 가공하는 디지털 기반 방식으로 자동화 효율이 높고 제작 속도가 빠르다.
하스는 소재 특성에 따라 '앰버(Amber)'와 '로제타(Rosetta)' 두 가지 브랜드 라인업을 운영 중이다. 앰버는 리튬 디실리케이트 기반 고기능 보철용 소재로 심미성과 가공성이 뛰어나다. 밀링 방식용 앰버 Mill과 주조 방식용 앰버 Press로 구성된다. 로제타는 지르코니아 기반 보철 소재 브랜드로 강도와 내구성이 높아 기능성이 요구되는 부위에 적합하다. 밀링 방식(Rosetta Mill)과 프레스 방식(Rosetta Press) 모두에 대응하며 제품군은 로제타 H·SM·ST 등으로 다양하다.
김용수 하스 대표는 "글라스세라믹 소재는 주조와 밀링 두 가지 방식 모두에 활용 가능해 다양한 치과 수복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하스는 양 방식 모두에 맞춘 제품군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스는 일반 보철 소재 외에도 산업용 유리시장으로의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강릉 제3공장은 향후 일반 산업용 유리 설비 증설을 통해 신제품 생산라인을 확보할 예정이다. 나아가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 과제 수행 기업으로서 반도체 패키징용 핵심 유리소재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관련 과제는 'Wafer type 알루미노규산염 유리 기판 제조 및 광화학반응 기반 10㎛ 이하 Via hole 가공 기술 개발'이며 올해부터 총 54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지원금 27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하스 관계자는 "제3공장 부지는 이미 확보돼 있으며 설비구입과 리모델링 등을 고려 중"이라며 "올 상반기 중 구체적인 가동 계획을 수립해 생산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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