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한신공영이 최근 고금리에 사모채를 발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채가 과거 대비 비교적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 따르면 한신공영은 지난달 1년 만기 500억원 규모 사모채를 7.5% 금리로 발행했다. 과거 공모 회사채 시장 단골 이슈어로 이름을 올리던 한신공영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모채 발행을 택한 것이다.
특히 최근 건설업종 기업들이 대거 공모채 시장을 찾고 있음에도 한신공영은 다른 행보를 보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1~2월 건설기업의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는 681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900억원, 2024년 5655억원 등과 비교하면 올해 건설채 발행량은 크게 늘었다.
최근 공모채 발행을 마친 현대건설과 HL D&I 한라만 봐도 모집액 대비 2~10배 수준의 자금을 모았다. 아직 건설업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내 몇 차례 예정된 금리인하 이벤트에 더해 연초 시즌 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로 관측된다.
과거 한신공영은 공모채 시장 단골 이슈어로 이름을 올리던 곳이었다.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공모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지난 2023년 미매각이 발생하자 조달 전략에 변화를 줬다. 공모 대신 사모 시장으로 선회해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신공영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회에 걸쳐 1100억원의 자금을 사모채로 마련했다.
주목할 부분은 사모채 발행을 앞두고 실적 호재가 있었다는 점이다. 한신공영의 지난해 매출은 1조4896억원으로 전년(1조3091억원) 대비 1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1.1% 늘면서 3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포항과 대전에서 준공한 아파트들의 입주가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한신공영은 사모채 조달 기조를 유지했다.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단행하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취약 업종으로 분류되는 건설업종인 데다, 신용등급이 BBB0 수준의 비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등급 전망에 '부정적' 딱지가 붙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부정적' 등급 전망은 투자자로 하여금 투자를 부담스럽게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최근 A-'부정적' 신용 수준의 동화기업만 봐도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00억원 모집에 10억원의 그치는 주문을 받으며 미매각을 기록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한신공영이 주택경기 하강으로 사업가변성 및 재무부담이 확대되면 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며 "자체 사업 상당수가 다행히 수도권에 분포하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분양성과 불확실성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분양가 책정 통한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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