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2년차에 들어간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는 달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조직 쇄신을 위한 고강도 칼날인사를 단행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경영 성과가 절실한 만큼 이를 위해 당장 직면한 해결과제를 짚어봤다.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정부에서 '민간 외교관'으로 급부상하며 미국사업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현지 매출 비중은 미미하지만 '톱 대 톱'의 만남이 공식적으로 성사된 만큼 정 회장도 트럼프 정부 임기 내 '선물 보따리'를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무도회, 자택 모두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를 받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정 회장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업인으로서 트럼프 주니어와 다양한 사업 구상을 했다"며 "이번에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분을 소개해줬다. (그들과) 같이 사업 얘기를 하고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회장이 트럼프 일가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신세계그룹의 미국사업도 조명을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슈퍼마켓과 자체 브랜드(PB) 생산 및 유통으로 나뉜다. 이마트는 2018년 PK리테일홀딩스라는 소매 지주회사를 설립해 미국에서 총 55개의 식료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미국 현지 체인인 굿푸드홀딩스와 뉴시즌스마켓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또 다른 축은 이마트 미국법인인 이마트아메리카다. 이마트아메리카는 본래 미국 상품을 국내로 소싱해오기 위해 현지에 세운 법인이다. 그러다 신세계푸드가 보유하고 있던 오리건주 공장을 인수하면서 현재는 미국 내 생산·유통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마트아메리카는 현재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의 미국 브랜드 'PK' 생산과 유통을 맡고 있다. PK를 비롯해 가정간편식(HMR)을 연간 200만팩 가량 생산한다.
다만 아직 미국사업 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보면 PK리테일홀딩스와 이마트아메리카의 2024년 1~3분기 매출은 1조6666억원으로 이마트 전체 연결 매출의 7.7%에 불과하다. 수익도 아직 나지 않고 있다. PK리테일홀딩스는 같은 기간 1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모든 사업을 국내에서 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트럼프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는 이유는 미국 내 생산과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줄곧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 특성상 신세계그룹의 미국 현지 제조·유통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아메리카를 통해 PK 상품을 생산하기 이전에 PK를 미국의 이마트처럼 하나의 식료품 판매점 브랜드로 키우려고 했다. PK마켓이라는 가칭으로 검토했던 이 사업은 코로나 팬데믹(코로나19)이 덮치며 1호점 개점이 무기한 지연됐다.
나아가 정 회장과 트럼프 일가 사이에는 '와이너리 운영'이라는 공통점도 하다. 2011년 부동산 재벌이던 도널드 트럼프는 파산 위기였던 버지니아 지역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현재 이 와이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 와이너리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미국 내 와이너리를 보유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자회사인 스타필드 프라퍼티는 2022년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인 쉐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s)를 인수했고 이듬해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에 특화된 지역에 위치한 얼티미터 빈야드를 추가 매입했다.
미래 먹거리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푸드는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대안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 미국에 자회사 베러푸즈설립했다. 이마트도 작년 2월 PK 리테일홀딩스 산하에 해외투자법인 퍼시픽 얼라이언스 벤처스를 세우고 오프라인 구성 솔루션에 특화된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버틀러에 투자한 상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정 회장과 트럼프 일가와의 만남이 당장 사업적으로 어떤 성과가 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톱과 톱'의 만남이 성사된 만큼 그 안에서 이뤄진 이야기로 진행될 수 있는 사업 방향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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