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국자산신탁(A)이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부동산 신탁사 중 올해 첫 발행이다. 한국자산신탁이 직전 발행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던 만큼 모집액을 웃도는 자금을 모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까지 연초효과 덕분에 올해 미매각을 낸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
3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2월14일 수요예측을 거쳐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으로 구성했다. KB증권이 단독으로 주관할 예정이며 발행일은 24일이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4월 미매각 사태를 겪었다. 당시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67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지속됐던 것이 미매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았다.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경계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국내 부동산신탁사의 실적 저하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신규수주 감소 등 시공사의 경영환경이 아직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가 1년 사이 급증한 점도 부담이다. 한국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신탁계정대여금은 5978억원으로 전년동기(4165억원) 대비 43.5% 늘었다. 신탁계정대는 차입형토지신탁의 사업과정에서 신탁사의 자금을 사업장에 직접 투입한 것을 뜻한다.
대체로 신탁계정대가 증가하면 신탁사의 영업용순자본 감소로 재무 부담이 가중된다. 실제 한국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315.4%를 기록, 전년 동기 (391.7%)대비 76.3% 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채권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계감에도 한국자산신탁이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금리 수준만 제시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부동산 업종 사업을 영위하는 HL D&I 한라를 비롯해 한국자산신탁 보다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BBB급 비우량 기업들 모두, 시장에 고금리를 제시하자 미매각 없이 모집액을 모두 확보했기 때문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자산신탁이 이번에 발행할 회사채 금리 수준을 5% 초·중반 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의 경우 2년물에 5.8~6.8% 금리를 제시해도 미매각이 났지만, 올해는 국고채 금리가 많이 내려와 있는 상황인 만큼, 제시한 금리 수준으로도 모집액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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