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디알젬이 X-ray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기반 저선량 C-arm과 초음파 진단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글로벌 의료영상 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섰다. 장기적으로는 CT·MRI까지 진출해 종합영상진단 기업으로 '퀀텀점프'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박정병 디알젬 대표는 이달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6' 현장에서 "디알젬은 국내 디지털 X-ray 시장의 파이오니어(개척자) 기업"이라며 "이제는 진단 전 영역으로 확장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03년 설립된 디알젬은 디지털 X-ray 진단기기를 주력으로 성장해왔다. 현재 매출의 약 9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전세계 130개국에 걸쳐 약 300개의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의원급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박 대표는 "디지털 X-ray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결정했다"며 "당시만 해도 필름 기반이었지만 디지털로 넘어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서비스·부품 공급망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했고 인도에도 사무소를 설립하며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의료기기는 빠른 A/S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가 보유한 전 세계의 딜러망과 공급망은 우리의 재산이자 신뢰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 진출에도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KIMES에서 디알젬은 이동형 X-ray '레이모(RAYMO)', AI 기반 저선량 C-arm PROVUE, 초음파 진단기 DS20·DS30 등 신제품을 공개하며 사업 확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특히 기존 정지 영상 중심의 X-ray에서 나아가 '영상 기반 진단'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점과 초음파 진단으로 모달리티를 확장했다는 점이 핵심 변화다.
박 대표는 "기존 X-ray는 정지된 사진이었지만 앞으로는 움직임을 보는 영상이 중요해진다"며 "C커브 모양의 C-arm은 수술 중 뼈의 움직임이나 시술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로 영상 진단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PROVUE는 AI 기반 디노이징(Denoising) 알고리즘을 적용해 방사선 선량을 기존 대비 약 70% 줄이면서도 고화질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카이스트와 협력해 실제 임상 환경의 노이즈 데이터를 학습시켜 저선량 환경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확보했다. 해당 제품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플루오로스코피(Fluoroscopy, X선을 이용해 인체 내부를 실시간 영상으로 관찰하는 기술) 분야에서는 환자뿐 아니라 반복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의료진의 피폭을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저선량 환경에서도 높은 영상 품질을 구현한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신제품 초음파 진단기 DS20·DS30 역시 전략적 제품이다. CT·MRI 대비 시장 규모가 크고 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는 "초음파는 설치 대수가 많고 수요가 안정적인 시장"이라며 "기존 글로벌 딜러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르게 시장에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알젬은 그간 중소형 병원을 중심으로 한 미들마켓 공략을 통해 성장해왔지만 향후에는 하이엔드 시장까지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GE, 지멘스, 필립스 등이 집중해온 상급종합병원 시장에도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최근에는 병원 전체 장비를 공급하는 턴키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상위 시장 진입도 준비 중"이라고 귀뜸했다.
이동형 X-ray 레이모도 하이엔드 시장 공략형 제품이다. 코로나19 이후 감염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병실이나 격리 환경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장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동형 X-ray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장비로 자리잡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5'에서 레이모를 선보였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인증 획득이 마무리되면 미국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알젬은 생산성과 더불어 품질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천 공장에 MES(생산관리시스템)를 구축하고 약 100억원을 투자해 전산 기반 생산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복잡한 하이엔드 장비에서도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가 절감까지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 역시 핵심 축이다. 단순 진단 보조를 넘어 영상 품질 개선과 장비 자동화까지 확장하는 방향이다. 박 대표는 "향후에는 장비가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에이전틱 X-ray 시스템'도 가능할 것"이라며 "병원과 협력해 차세대 의료영상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신제품 출시와 시장 회복을 기반으로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한 127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디알젬은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기업으로 내실을 다져왔다"며 "신제품으로 새로이 진출한 모달리티를 기반으로 향후 CT, MRI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글로벌 톱티어 의료영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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