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국방·소방사업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는 한컴라이프케어가 ESG에는 소홀한 모습이다. 지난해 한컴라이프케어와 ESG 종합 등급은 'D'로, 전년도인 2023년 'C'에서 한 단계 하락했다. 최근 회사가 북미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 만큼, ESG 등급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ESG기준원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ESG 평가기관 중 하나로, 매년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일부 코스닥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평가등급은 ESG 위험 및 시스템 평가, 주요 ESG 쟁점 검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여된다. S(매우우수)부터 D(개선필요)까지 총 7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한컴라이프케어의 지난해 ESG에 대해 'D'라는 종합 평가를 내놨다. D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수준에 해당한다. 이는 직전년도인 2023년 'C'에서 1등급 하락한 것으로, '사회(S)'부문의 하향(B→C)이 주효했다. 한국ESG기준원 측에 문의한 결과 항목별 점수, 특정 문항에서의 변동 이유 등 구체적 평가 내용은 대외비로 알 수 없었다. 다만 발표자료에 명시된 평가 기준으로 대략적인 유추는 가능하다.
우선 1등급 하락한 '사회'는 ▲노동관행 ▲직장 내 안전보건 ▲인권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등 7가지 기준으로 평가된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직장 내 안전보건에서는 업계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으나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부분에서 전년도보다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E)'과 '지배구조(G)'는 전년도에 이어 각각 'C'와 'D'를 유지했다. 특히 D등급인 지배구조는 ▲이사회 리더십 ▲주주권 보호 ▲감사 ▲이해관계자 소통을 주축으로 평가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연수 한컴그룹 대표의 남동생이 연루된 비자금 의혹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에 대해서는 명백히 선을 그었다. 한컴라이프케어 관계자는 "김 대표 동생은 회사 경영과 무관하며 특히나 한컴라이프케어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며 "오너리스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을 수 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ESG 지표를 의식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최근 ESG경영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는 기업에 자금을 회수하는 추세다. 지난 10일 한컴라이프케어는 미국 개인 안전 장비 전문 업체와 K3·K11 방독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음을 알리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당시 김연수 한컴 대표는 "해외 사업을 총괄해 미주뿐 아니라 유럽·호주·중동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라 밝힌 바 있다.
다만 한컴라이프케어 측은 해당 결과를 전달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컴라이프케어에는 ESG 전담부서가 부재한 상태다. 한국ESG평가원 관계자도 "한컴라이프케어는 평가 프로세스 중 '피드백'이라는, 자료 제출 등으로 소명하는 과정에 참여를 따로 안 한 회사"라며 "평가 결과를 받은 회사 중 피드백이 오는 회사는 45% 정도기에 평가 존재를 인지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어 개선의 의지까지도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컴라이프케어는 제조업 특성상 ESG 등급에 소홀했으며, 회사가 잦은 변화 속 생존으로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컴라이프케어는 1971년 설립(구 산청)된 이후 대주주가 9번 정도 바뀌는 등 잦은 부침을 겪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한컴그룹에 인수된 직후인 2018년에는 영업이익 245억원을 달성하기도 했으나, ▲2019년 91억원 ▲2020년 387억원 ▲2021년 48억원 ▲2022년 -13억원을 기록하며 불안정한 실적을 이어갔다. 최근 들어 국방 사업과 신사업인 전기차 화재 진압 등이 호조를 보이며 안정기를 찾는 추세다.
한컴 관계자는 "회사가 긴 시간 부침을 겪은지라 ESG 등급에는 비교적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ESG 부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은 충분히 통감하기에 사회의 기대와 갭을 메워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며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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