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이사회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상한을 설정하는 고려아연 측 안건에는 찬성했다. 이사 후보에는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제안한 14명 중 4명의 이사에 대해서만 동의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7명에 대해서는 전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SS는 전날 기관투자자들에게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같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한다는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송했다.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혜택이 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MBK·영풍 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개혁들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ISS는 또 집중투표제가 아닌, 1주 1의결권 방식의 일반적인 투표 규칙에서 이사회 규모를 16명으로 더욱 줄일 것을 제시했다. 현 이사회가 12명(성용락 사외이사 제외)인 만큼 나머지 4명 자리에 MBK·영풍 측 손호상, 정창화, 김광일, 권광석 후보가 참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했다. 

이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에 대해서 전원 반대할 것을 권고한 셈이다. MBK‧영풍 측이 제안한 10명의 후보에도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한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고 이사회 규모를 제한하는 제안이 통과될 경우를 고려해 MBK·영풍 측 이사 후보를 4명으로 명시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집중투표제로 인해 너무 많은 후보자에 표가 분산될 경우 ISS가 원하는 후보자의 이사회 선출이 방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ISS는 회사에 과도한 부채를 안긴 자기주식공개매수와 시장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지탄을 받은 일반공모유상증자 추진을 언급하며 고려아연 현 이사회에 대해 거버넌스 우려가 있고 이사회 관리 감독을 개선해야 하는 등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