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GS칼텍스가 올해 3분기에만 3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국내 정유 4개사 중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설정한 비용이 가장 컸던 점이 뼈 아프다는 평가다. 유가 하락에 재고 수준을 조절하며 재고자산을 지난해 말 5조7000억원대에서 4조7000억원대까지 줄였으나 정유사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하회한 영향이 컸다.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5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정유사업만 떼어놓고 보면 SK이노베이션(6166억원), 에쓰오일(5737억원), GS칼텍스(5002억원), HD현대오일뱅크(2681억원) 순으로 각각 대규모 적자 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둔화로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정제마진도 감소했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 가격의 기준인 두바이 유가는 1분기 배럴당 81달러에서 2분기 85달러로 상승했다가 3분기 78달러로 내려앉았다. 또 정제마진의 경우 4~5달러일 때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1분기 평균 7.3달러에서 2분기 3.5달러, 3분기 3.6달러로 하락했다. 현재는 정제설비를 돌릴수록 정유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인 셈이다.
GS칼텍스는 유가하락에 재고 물량을 조절했다. GS칼텍스의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4조7229억원으로 지난해 말 5조7590억원 대비 18%(1조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5조2650억원)와 비교해도 10.3%(5420억원) 줄어든 수치다. 유가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가치가 감소한 점도 재고자산 축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업계 의견이다. 실제 정유 4개사 중 GS칼텍스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GS칼텍스는 지난해 3분기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으로 회계상 1287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반면 올해 3분기 말에는 1046억원이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잡혀 수익성이 더 악화했다.
이처럼 정유사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매출원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앞서 GS칼텍스도 3분기 적자전환 배경에 대해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이 커진 영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정유사와 비교하면 GS칼텍스의 재고자산 평가손실 규모는 더욱 두드러진다. SK이노베이션 산하 정유 자회사 SK에너지는 548억원을, 에쓰오일은 587억원을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인식했고, 유일하게 HD현대오일뱅크는 158억원 환입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유가 하락과 시장 상황에 맞춘 재고물량 조정으로 재고자산이 줄었다"며 "회계기준상 시가가 장부가액 이하로 낮을 경우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반영하는데, 최근 유가가 지속 떨어지다 보니 충당금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고환율로 4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통상 원유 매입에 통용되는 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이 발생해 정유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원달러 환율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다 9일 1438원까지 치솟아 2022년 10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음에도 16일(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원 오른 1435원에 거래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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