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완효성 비료 전문 생산기업 수인이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금 유치에 나섰다. 150억원 내외의 자금을 조달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4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수인은 완효성 비료 생산시설 증설을 위해 다양한 투자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산업단지 내 위치한 본사 설비는 현재 연 1만~1만5000톤의 폴리머 코팅 비료를 생산할 수 있다.
투자 유치를 통해 생산량을 2배로 늘리면, 보다 공격적인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인은 내년까지 연간 비료 생산량을 최소 2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0년 7월 설립한 수인은 독자적인 완효성 비료 코팅기술을 개발해 본격적인 매출 인식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현재의 생산설비는 길게는 1년까지 분해 속도를 조절하는 비료를 생산할 수 있다. 완료성 비료는 비료의 오남용을 막고 토양오염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수인 측의 설명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완효성 비료 수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수인은 인도네시아국가표준(SNI) 인증을 최근 획득하며 해외 시장 진출이 순항 중이다. 오는 2025년 1월엔 인도네시아 당국의 비료 유통허가서 취득이 확정적인 상황으로 내년부터 완효성 비료 수출로 매출 인식을 본격화한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지역별 대리점 계약을 팜오일 플랜트 5곳과 체결했고 별도로 10개 농장과 작물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인은 인도네시아에만 내년 약 5000톤을 수출하고 이듬해 1만톤, 이후 판매량을 매년 1만톤씩 늘릴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걸쳐 팜오일과 유칼립투스, 고무나무, 두리안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기에 꾸준한 판매량 성장이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역시 팜오일 농장과 두리안 농장을 대상으로 시장 진출이 진행 중이다. 이미 자사의 브랜드 '올인원코트'에 대한 상표등록을 마무리했고 비료수출업자로 등록을 마쳤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연내 당국의 비료 유통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매년 5000톤씩 증산해 수출이 가능하다. 태국은 2025년 3월 라이선스 취득이 예정돼 있다.
김수용 수인 대표는 "중국에서도 완효성 비료 수입을 희망하는 원매자 및 에이전시의 관심이 꾸준하다"며 "꾸준히 수출물량을 늘리기 위해선 이번 투자유치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인이 핵심 상품으로 내놓은 '완효성(緩效性)' 비료는 말 그대로 물에 천천히 녹는 비료다. 질소와 인, 칼륨 등으로 구성된 비료 원물에 미세한 폴리머 입자를 도포하고 토양 속 수분과의 삼투압을 활용해 작물에 필요한 만큼의 영양분을 공급한다. 국내에서 널리 쓰는, 비료 원물을 직접 토양에 뿌리는 방식 대비 비료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완효성 비료는 국내 기업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비료기업 남해화학이 수인과 연간 1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OEM) 계약을 추진 중이다. 생산설비 증설을 마무리한 직후인 2027년부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완효성 비료는 이미 독일 바스프그룹 등 세계적인 비료기업이 선제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미 외국 기업이 선점한 시장에서 김 대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매출을 견인할 계획이다. 그는 "ESG와 RE100 등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가 농업시장에도 확산하고 있다"며 "가성비와 기술력을 무기 삼아 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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