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통신 및 전력 케이블 제조업체인 대한광통신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고정비 절감에 집중하면서 적자 탈출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적자 흐름은 미국 판로가 막힌 영향이 크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대한광통신은 미국 현지 통신 케이블 업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광통신은 현재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30여명이 퇴직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기준 정규직 전체 인원 240명 중 12.5%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이러한 인력 감축 조치는 적자가 계속되는 탓이다. 대한광통신은 최근 3년간 매년 적자 추세다. 2021년에 영업손실 275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3년 다시 232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도 1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상태다. 3년간 평균 당기순손실은 272억원 수준이다. 매출의 경우 1500억~19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대한광통신은 통신 및 전력 케이블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사업부문은 통신선을 만드는 통신사업과 전력선을 만드는 전력사업으로 나뉘는데, 주력은 통신사업이다. 지난해 기준 통신사업 매출 비중은 64.5%, 전력사업 비중은 35.5%다. 최근 통신사업의 위축으로 비중이 감소하고 있으나 올해 상반기 통신 비중이 54.8%로 아직 절반 이상이다.
지역으로 보면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더 크다. 지난해 기준 수출 60.8%, 내수 39.2%다. 대한광통신의 지속된 적자는 미국 매출이 급감한 것이 핵심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5월 바이든 정부가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미국산 제품 구매를 의무화하는 BABA act(The Build America, Buy America Act)를 발효하면서 미국 매출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매출은 300억원 안팎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디. 하지만 미국 정부의 '자국 생산+자국 소비'로 기조가 바뀌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매출은 전체 해외 매출의 4분의 1가량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민간 시장 투자 위축과 중국발 광섬유 판가 하락, 생산물량 감소 영향으로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광통신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 절감과 더불어 외부 용역비, 컨설팅 비용 등 지급수수료 비용도 축소하고 있다.
또한 매출 증대를 위해 전력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전기차 증가 등으로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전력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다. 현재 저전압·중전압 전력케이블 미국 수출을 위한 추가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광통신의 전력사업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광통신은 호황기를 틈타 전력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주력인 통신사업 돌파구를 위해 현지 케이블 업체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에 보조금을 주는 만큼 현지 생산을 위한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다. 당초 현지업체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도 검토했으나 M&A를 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기운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광통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 판로가 막히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 현지 통신선 업체 인수를 준비 중인데 완료되면 미국 시장에 활로를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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