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한스바이오메드의 현금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의 4배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사는 실리콘 유방보형물 '벨라젤' 관련 소송 여파로 잠재적인 재무리스크까지 떠안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유동성 악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는 2023 회계연도 3분기(2023년 10월~2024년 6월)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8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이 유동성자금을 훨씬 웃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유동차입금 313억원과 기타유동부채 1억5905만원, 유동리스부채 11억원으로 총 325억5905만원에 달한다.
한스바이오메드의 유동비율 역시 통상적인 적정 수준을 벗어났다. 올해 3분기 이 회사의 유동비율은 109.8%로 일반적인 기업의 적정 기준 200% 이상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외부자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올해 3분기 16억8548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1억3927만원의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원가절감 등을 통해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매출 대비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발생한 금융원가(이자비용·파생상품손실) 등의 여파로 당기순이익의 경우 올 3분기 1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법적인 리스크도 존재한다. 현재 한스바이오메드는 대표 품목이었던 벨라젤 관련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앞서 2020년 11월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미허가 원재료 사용으로 인해 판매중지·회수 처분을 받았다.
이후 같은 해 12월 벨라젤을 이식한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들은 4044명에 달하며 각 1000만원씩, 총 40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를 했다. 2023년 10월에도 약 1371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4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는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인한 형사소송 역시 진행 중이다.
한스바이오메드는 해당 소송들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재무상 발생가능한 조정사항을 아직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소송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소송비용 등이 확정된다면 회사 측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스바이오메드는 현금창출력을 소폭 개선하는 등 반등은 이뤄냈지만 여전히 유동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법무비용 등을 감안해 향후 자금조달 등 철저한 유동성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한스바이오메드는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단기차입금은 단순 운영자금으로 연장이 가능한 채무"라며 "올해 안으로 계열사를 포함한 매출처로부터 매출채권 회수가 예정돼 있어 추가 자금조달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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