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올해 주주환원 강화 물결 속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기업들에 속한다. 특히 그간 저평가주라는 이름표를 떼지 못했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대한 밸류업 기대감은 특히나 높다. 최근 밸류업지수 편입을 놓고 엇갈린 결과를 받았지만 여전히 주주가치 제고 향방에 눈길이 쏠린다. 이에 딜사이트는 밸류업과 관련해 삼성금융사들의 그간의 주가 흐름과 주주환원 방향성 및 전략 등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화재가 주주환원 계획 등을 담은 중장기 자본정책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배당금 규모를 대폭 키울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등과 연결되는 지배구조 문제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쉽지 않은 탓이다.
삼성화재의 주당배당금(DPS)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만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주당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1만6000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늦어도 올해 안으로 중장기 자본정책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자본정책은 초과 자본을 어느 분야에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핵심으로 주주환원 정책과도 관련이 깊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은 지난 5월 실시한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 결산을 기준으로 배당하려면 올해 안에 (자본정책이) 다 결정이 돼야 한다"며 "보통 8월에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8월 이후에 확정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화재의 중장기 자본정책은 윤곽만 나온 상태다. 하지만 시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주주환원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삼성화재도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을 맞출 필요성이 크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여기다 삼성화재가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로 50%를 제시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더하는 요인이다. 삼성화재는 8월 진행된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 50%를 재확인했다.
삼성화재의 주주환원율은 2021년 45.5%에서 2022년 45.8%로 소폭 상승했다가 2023년 37.4%로 대폭 떨어졌다.
주주환원 강화는 배당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보통 배당보다 자사주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에 효과가 큰 것으로 여겨지지만 삼성화재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5%를 넘으면서 자회사 편입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타회사 발행주식의 15%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만약 15%를 넘기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오너 일가와 직접 지분 관계도 있어 자회사 편입 문제가 더욱 간단치 않다.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 삼성생명의 배당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배당으로 오너 일가의 이익을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의 최대주주로 보통주 기준 지분 14.9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6월 말 기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4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6.92% 지분을 들고 있다.
삼성화재의 주주환원 강화가 배당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올해 주당배당금으로 2만원이 책정될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이 시장에 적지 않다. 배당금 규모를 늘려야지만 중장기 목표 주주환원율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로 밝혔던 50%를 배당으로만 구성한다는 전제 아래 배당 성향의 점진적 우상향을 가정하면 보통주 배당수익률은 2024년 5.9%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눠서 구한다. 이날 삼성화재 종가(35만1000원)를 기준으로 삼으면 1주당 2만709원을 현금 배당해야 5.9%의 배당수익률이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목표 주주환원율을 감안할 때 주당배당금은 2024년 2만원, 2025년 2만3000원, 2026년 2만6000원 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화재의 주당배당금은 2019년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보통주 기준 주당배당금 추이를 보면 2019년 8500원에서 2020년 8800원, 2021년 1만2000원, 2022년 1만3800원, 2023년 1만6000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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