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올해 주주환원 강화 물결 속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기업들에 속한다. 특히 그간 저평가주라는 이름표를 떼지 못했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대한 밸류업 기대감은 특히나 높다. 최근 밸류업지수 편입을 놓고 엇갈린 결과를 받았지만 여전히 주주가치 제고 향방에 눈길이 쏠린다. 이에 딜사이트는 밸류업과 관련해 삼성금융사들의 그간의 주가 흐름과 주주환원 방향성 및 전략 등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가려져 있지만 삼성카드 역시 밸류업 기대감이 큰 기업이다. 지난해 대다수 카드사가 실적 악화를 겪은 와중에도 삼성카드는 선제적인 비용관리를 통해 저금리 여파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의 밸류업지수 편입에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삼성금융의 보험사들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저평가돼 왔다는 인식이 올해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만원 초반대까지 빠졌던 삼성카드 주가는 점진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공모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반등한 상황이다.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처럼 공개적으로 목표를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삼성카드 역시 주주환원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주가 역시 올해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카드는 2004년 삼성캐피탈과 합병을 완료한 후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2007년 6월 말 상장을 앞두고 결정된 공모가는 4만8000원으로 당시 업계 1위인 LG카드의 주가를 옷돌았다. 그만큼 시장의 기대감도 컸다. 이후 같은 해 9월 LG카드가 신한금융지주 편입으로 상장폐지되면서 삼성카드는 현재까지 업계 유일의 상장사로 남게 됐다.
기대감만큼 초반 흐름은 좋았다. 삼성카드는 상장 첫날인 2007년 6월 27일 6만2200원을 시초가로 출발한 뒤 같은 해 7월 6만8400원을 찍으며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그해 연말 삼성그룹 비자금 이슈 등 악재가 겹치며 삼성카드 주가는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주가 등락이 이어졌지만 이전 최고가 수준으로 쉽사리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 10년 내 최고가는 2016년 9월 13일 5만5300원이다.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가 이어지다 코로나(COVID-19) 사태가 터진 2020년에는 주가가 2만2000원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저점을 찍은 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상승폭 역시 크지 않았다. 삼성카드 주가는 지난해 말까지 3만원 초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랬던 삼성카드 주가가 빠르게 뛴 것은 올해 초부터다. 지난해에 이어 저금리로 쉽지 않은 업황이 펼쳐졌지만 실적 방어와 함께 밸류업 정책과 맞물린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했다.
3만2000원 수준에서 시작했던 삼성카드의 올해 주가는 지난 8월 29일 4만6000원까지 올라서며 8년만에 공모가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하락세로 최근 주가는 4만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삼성카드는 현재까지 주주환원 강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밸류업 확대 의사를 밝힌 만큼 삼성카드도 같은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도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자사주매입·소각을 통한 밸류업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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