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기가 사명(社名)을 변경한다. 올해 초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E&A(Engineers & AHEAD)로 사명을 변경한 것처럼 삼성전기도 본격적인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기는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전기'라는 낡은 이미지를 벗고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패키지기판 기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전자부품 기업으로서 이미지 변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명 공모전을 진행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명 공모전을 통해 나온 다양한 의견을 대상으로 중복 여부 등 법적 검토와 내부 의견 조율을 통해 최종 새 사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임직원들에게 공모전에 나온 후보를 참고해 사명 변경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내에 새로운 사명 후보가 정해지면 내년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명변경이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총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전기는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사명변경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IT수요부진과 삼성전기의 주요 제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판매 가격 하락 등으로 기업 실적이 부진하자 올해로 사명변경이 연기됐다.
올해는 주력 제품인 MLCC와 FC 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등이 AI 사업의 성장으로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실적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하반기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MLCC 업황 호조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급 개선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삼성 그룹 내에서도 삼성전기의 사명 변경이 현재가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명 변경을 검토했으나 번번이 미뤄졌지만 이번에는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2002년에도 창립 30주년 기념일을 맞아 새로운 사명을 발표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 등의 이유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후 변경하겠다며 1~2년 후로 사명 변경을 연기했지만 결국 22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 사명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전기는 첨단 전자부품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지만 여전히 '전기'라는 사명으로 인해 전기기기 위주의 낙후된 산업으로 오해를 받아왔다. 1973년 일본 산요전기와 합작해 삼성산요파츠로 출발한 삼성전기는 1983년 산요가 지분을 철수하면서 1987년 삼성전기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삼성전기의 영문 사명은 'Samsung Electric'이 아니라 'Samsung Electro-Mechanics'다. 한자명도 '電氣'가 아니라 '電機'다. 전자부품에서 기계부품까지 생산하는 종합 부품회사를 나타낸다. 전선이나 조명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전자·기계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는 뜻이다. 삼성전기의 주력제품은 기판,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핵심부품들이다. 최근에는 AI 가속기용 FC-BGA를 AMD 등 글로벌 빅테크 회사에 공급하고 있고, 웨어러블용 전고체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면서 사명 변경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자부품업계 국내 2위 업체인 LG이노텍도 1970년 금성알프스전자로 설립된 후 1995년에 LG전자부품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1999년 LG정밀과 합변한 후 2000년부터 현재의 사명을 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사명변경을 통한 글로벌 전자부품회사로의 도약을 꿈꾸는 만큼 영어 사명으로의 변경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AI 전환 시대에 발맞춰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사명 변경을 통한 미래 준비에 힘을 쏟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그룹 내에서도 삼성전자의 부품업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글로벌 전자부품회사로 발돋움하는 주력 계열사로의 도약과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힘이 실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선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영문이 들어간 국제적인 사명이 필수"라며 "삼성 E&A와 삼성SDI처럼 영어 사명으로 변경해 세계 1위 부품업체로의 도약 의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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