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기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개화를 대비해 올해부터 로봇용 카메라 모듈 개발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이미 일부 로봇 전문 업체와의 협력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스마트폰과 전장용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략적 협업을 통해 로봇 전용 카메라 모듈의 개발과 공급을 준비 중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는 삼성전기가 스마트폰과 전장용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대량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향후 로봇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이나 전장용과 달리 고화소나 소형화보다는 환경 인식과 동작 추적, 심도 측정 등 특화된 기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꼽힌다. 이러한 요구 사항은 삼성전기가 스마트폰·전장 분야에서 축적한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영역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아직 로봇 전문 업체에 자사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 적은 없지만 스마트폰과 전장용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이미 기술력과 대량 생산 체계를 인정받았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개화가 본격화되고 대량 생산 단계에 접어들면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은 더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대비, 올해 로봇용 카메라 모듈 기술 개발과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로봇 관련 사업에 대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혀왔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 로봇을 자사의 미래 핵심 기술 개발 분야로 꼽았다.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의 곽형찬 전자광학팀장(상무)도 지난해 3월 자사 제품 설명회에서 "로보틱스와 모빌리티에도 '눈'이 필요한 만큼 전용 카메라 모듈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센싱 카메라를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기의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진출은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카메라 모듈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카메라 모듈 매출은 3조2720억원으로, 스마트폰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90%(2조944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로봇 분야에서 신규 거래선을 확보한다면 카메라 모듈의 전체 매출 규모가 확대되고, 스마트폰 매출 의존도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이 국내 로봇 전문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제품에 탑재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그룹 차원에서 로봇 기술 개발과 부품 공급의 협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기가 로봇의 핵심 부품인 카메라 모듈과 관련해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