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올해 3분기 인수합병(M&A) 재무자문부문에서 토종 회계법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한 삼일PwC는 이번에도 1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삼정KPMG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분기 순위 2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회계법인의 강세를 입증했다.
2일 '2024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내 M&A 재무자문부문 실적은 12조20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14조7182억원) 17.1% 감소했다. 이는 딜 완료(잔금납입)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로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에 반영했다.
삼일PwC는 올해 3분기 4조5360억원의 자문실적을 쌓으며 시장점유율 37.2%를 차지했다. 거래 건수도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굵직한 딜들을 다수 맡으며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를 포함해 삼일PwC는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삼일PwC가 재무자문을 맡은 거래 중 가장 큰 딜은 지난 8월1일 잔금 지급을 마무리한 한국포스증권의 우리종합금융 합병이다. 이날 합병을 마무리한 한국포스증권은 우리투자증권으로 공식 출범했다. 삼일PwC는 해당 딜을 통해 1조1800억원의 자문 실적을 쌓았다. 합병 딜의 경우 소멸법인의 자본총계를 실적으로 집계했다.
삼일PwC는 이 외에도 수천억원 규모의 M&A 딜에 자문사로 다수 참여했다. 하나증권의 하나패키지 매각(8400억원), 미용기기업체 제시시스메디칼 매각(9116억원), 유진PE-산은 컨소시엄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3199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재원산업 투자(2829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2위는 삼정KPMG가 차지했다. 삼정KPMG는 재무자문부문 실적 2조8879억원, 거래 건수 16건을 기록했다. 삼정KPMG는 3분기에만 상반기 자문실적(2조5091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조단위 딜은 없었지만 수천억원대 규모의 딜에서 활약을 펼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구체적으로 E1 컨소시엄의 하나파워패키지 인수(8000억원)를 비롯해 ▲호주 리튬 광산 개발업체 라이온타운 투자유치(3323억원)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 인수(2545억원) ▲금호고속 유스퀘어 임대 및 운영사업 매각(4700억원) ▲MBK파트너스 커넥트웨이브 투자(4878억원) 등의 거래에 자문사로 이름을 올렸다.
3위와 4위는 각각 NH투자증권(9719억원)과 UBS(8575억원)가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 매각과 공개매수 딜 모두 자문을 맡으며 토종 증권사의 자존심을 지켰다. UBS의 경우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SK렌터카 인수에 참여하며 8200억원 규모의 자문 실적을 쌓았다.
글로벌IB들은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다. 글로벌IB들이 통상 조 단위 대형 M&A에 자문사로 참여하는데 3분기에 이러한 빅딜이 드물었던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다만 현재 잔금납입이 완료되지 않은 건 중 2조원대 규모의 에코비트 인수에 UBS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자문사로 참여, 해당 딜이 마무리될 경우 글로벌IB들의 실적도 큰 폭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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