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OK저축은행의 올해 건전성 지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가 지속되면서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및 연체율의 상승 속도가 지난해보다 가팔라지면서다. 약 1조원에 이르는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은 반년 사이 2배 이상 뛰었다.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OK저축은행의 건전성에 당장 문제가 생길 상황은 아니다. 다만 악화되는 지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올해 하반기 매·상각 등의 방식으로 부동산PF 대출을 적절히 정리할 수 있을지가 건전성 관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말 NPL비율은 11.99%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9.48%에서 2.51%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NPL비율인 11.52%도 웃돌았다.
OK저축은행의 NPL비율은 작년 2분기 말 6.97%를 기록한 이후 3분기 7.11%, 4분기 7.56%로 올라갔다. 지난해 말까지 상승세가 점진적인 수준에 그쳤다면 올해 들어서는 눈에 띄게 가팔라졌다. 자산 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 중에서도 웰컴저축은행(13.02%)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율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기준 O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9.76%로 1분기 8.87%에서 0.89%포인트 올랐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체율을 6%대로 관리했다.
OK저축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지난해 매각한 대출채권 규모는 총 4123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는 1363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그럼에도 건전성지표가 나빠진 것은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장 재평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양호(자산건전성 분류상 정상)·보통(요주의)·악화우려(고정이하)' 3단계로 분류된 PF사업장 평가 기준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해 재평가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유의 및 부실우려 분류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NPL비율도 늘어나게 됐다.
이로인해 부동산PF 건전성 역시 급격히 악화됐다. OK저축은행의 상반기 기준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2.71%로 지난해말 9.20%에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전체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지난해말 1조83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525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연체액은 같은 기간 991억원에서 2163억원으로 많이 증가했다.
지표가 악화됐지만 안정적인 유동성을 감안하면 아직 감내할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OK저축은행의 상반기 기준 유동성 비율은 230.74%로 지난해말 184.46%, 1분기 202.28%에서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다만 금융당국이 최근 들어 자산건전성을 저축은행의 경영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NPL비율과 연체율이 모두 10%를 초과하는 저축은행을 우선적으로 경영실태평가 대상에 넣고 있다.
그런 만큼 하반기 부동산PF 대출을 중심으로 NPL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건전성 지표 관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사업장 재평가 및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속도감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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