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웹젠이 다시 한 번 서브컬처(애니메이션풍) 게임으로 도약에 나선다. 이를 위해 개발 자회사 웹젠노바에서 개발 중인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테르비스'를 필두로 내년 서브컬처 신작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이 회사가 최근 서비스 중인 서브컬처 게임을 잇달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출시 전 신작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웹젠이 향후 선보일 서브컬처 신작들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웹젠은 내년 상반기부터 회사 안팎에서 준비하고 있는 서브컬처 신작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자회사 웹젠노바에서 준비하고 있는 수집형 RPG '테르비스'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올해 1월 3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개발사 하운드13의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 3월 50억원을 투자한 파나나스튜디오의 3D 전략게임 '프로젝트 세일러' 등 애니메이션풍 신작들의 출시도 준비 중이다.
웹젠이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배경은 기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영향이 크다. 이 회사는 다년간 뮤, R2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왔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MMORPG 경쟁작을 대거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여기에 해당 장르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도도 빠르게 감소하면서 MMORPG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웹젠은 역성장을 거듭했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웹젠의 매출 추이만 봐도 2020년 29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 2848억원, 2022년 2421억원, 2023년 1963억원 순으로 연평균 12.6%씩 뒷걸음질 쳤다. 이렇다 보니 웹젠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서브컬처 장르로 라인업을 확대하게 됐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 게임사 그람에서 만든 수집형 RPG '라그나돌', 일본 개발사 에이밍이 제작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 등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을 시작으로 자체 개발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서브컬처 장르로 서비스 라인업을 확장하는 길이 순탄치 만은 않다. 웹젠이 퍼블리싱하고 있는 '라그나돌',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 등 두 개 작품에 대해 국내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당초 기대와 달리 두 작품이 국내에서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면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아래 빠르게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내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테르비스'와 '드래곤소드', '프로젝트 세일러' 등 서브컬처 장르 후속작들이 전작들의 서비스 종료에 따른 부정적인 선입견을 씻어내고 자체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웹젠이 내년 상반기부터 선보일 작품들은 내부에서도 비중 있게 준비하고 있는 작품들로 알려졌다"며 "전작과 같이 이른 시일에 서비스를 종료하진 않겠지만 이번 사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인 점은 지스타 등과 같이 신작들을 정식 출시하기 전 경쟁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회사 차원에서도 수십억원을 투자하며 개발 중인 게임에 힘을 쏟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웹젠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와 관련해서는 내부에서 염두하고 있는 작품이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사업부서에서 결정되는 대로 공식 홈페이지를 마련해 조만간 공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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