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도시재생사업은 신중한 동시에 과감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공간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어야 하지만 너무 조심하면 방문객의 재미가 반감된다. 지나치면 주위 환경과 조화가 깨져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는다
실감미디어 테마파크 조성 및 운영 기업 '닷밀'은 독자적인 콘텐츠 제작 기술을 도시재생사업에 절묘하게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엔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우수한 콘텐츠와 영업실적으로 최근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닥(KOSDAQ)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13일 서울시 연남동 마포구에 위치한 닷밀 사무실에서 정해운 대표를 만났다. 설립 10년차에 접어든 벤처기업으로 지난 1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했다. 정 대표는 "이제 겨우 출발선 앞에 섰다고 생각한다"며 "10년, 20년 뒤 종합 콘텐츠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닷밀의 핵심사업은 실감미디어 기술과 콘텐츠 제작 역량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 수주사업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작업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린 회사는 6·25전쟁 70주년 추념식과 같은 국가 행사뿐 아니라 삼성 갤럭시 광고, 앱솔루트 보드카 팝업스토어 등 기업과의 콜라보 작업을 이어왔다.
정부와 기업이 테마파크 조성을 의뢰하면 해당 시설에 적용할 콘텐츠 지식재산(IP) 제작부터 시설 운영, 관리 등을 총괄한다. 지난 7월 제주에 B2C 테마파크 워터월드를 개장하는 등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액 188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해 전년(영업손실 25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정 대표는 "사람들이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신비한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고도의 영상기술력으로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게 현재 실감미디어 테마파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워터월드를 비롯해 제주 '루나폴', 영등포 'OPCI', 안성스타필드 '글로우사파리' 등의 실감미디어 테마파크를 성공적으로 론칭 및 운영하고 있다. 워터월드의 경우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내 실내 워터파크와 사우나시설을 완전히 새롭게 개조해 전혀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방문객이 뜸해져 운영을 중단했던 주변 시설들은 워터월드의 개장으로 활기를 되찾았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워터월드는 로비에서부터 신발을 벗고 입장하며 천장에서 떨어지는 폭포와 바닥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등 생동감 넘치는 초자연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며 "기존 워터파크의 개념을 초월해 홀로그램, 초대형 프로젝션 맵핑 콘텐츠로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워터월드의 경우 실감미디어 테마파크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정 대표는 "전 세계 곳곳에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버려진 워터파크가 다수 존재한다"며 "이미 수도설비가 갖춰진 곳을 재창조해 제2, 제3의 워터월드 조성이 가능하며 국제적 협의를 통해 회사의 콘텐츠 세계관을 빠르게 확장,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닷밀 콘텐츠 IP의 차별성은 테마파크 조성 지역의 설화와 기후적 특성, 문화 등을 독창적으로 반영한다는 데 있다. 실재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캐릭터와 세계관을 제작하기에 시설에 찾아온 방문객들의 흥미 유발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곳곳이 모티브가 되면서 각 테마파크에 적용한 각각의 세계관을 통합, 방대한 '닷밀 유니버스'를 구축하면 향후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베트남 푸꾸옥에선 지난해 하반기 개장한 '아이스정글'이 글로벌 매출 성장을 이끌기 시작했다"며 "무더운 밀림의 이미지에 시원함을 주는 얼음을 더해 새로움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기에 이에 기반한 방대한 세계관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증권신고서 제출로 IPO를 본격화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아 총 120만주의 신주를 발행, 132억원을 IPO로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은 3년에 걸쳐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금,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158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유치를 포함해 회사가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188억원이다. 아주IB투자가 프리A 라운드부터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고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며 닷밀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정 대표는 "아주IB투자가 리드 투자자로 많은 도움을 줬다"며 "IPO로 겨우 출발점에 섰다고 생각하며 회사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켜 믿음과 투자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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