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인 에코프로가 계열사 채무보증을 2370억원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기업집단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까지 지정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대기업의 무분별한 계열사 확장을 막기 위한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대기업집단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준법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말 에코프로의 채무보증 규모는 6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2967억원에서 무려 79.8%(2367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채무보증 규모는 올해 1분기만 해도 250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그간 에코프로는 에코프로에이치엔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에이피, 에코프로씨엔지 등 계열사의 운영자금 대출이나 시설대출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해왔다. 그런데 불과 석달 새 76.1%(1906억원)를 털어낸 셈이다. 남은 채무보증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씨엔지에 대한 각각 480억원, 12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 뿐이다. 

이 같은 가파른 감소는 에코프로가 올해 상출집단에 진입한 것과 무관치 않다. 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액(GDP)의 0.5% 이상인 기업을 뜻하는 상출집단은 대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공시 의무, 사익 편취 금지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 순환출자, 채무보증 등이 금지된다. 상출집단의 무분별한 계열사 확장과 계열사의 동반 부실을 막기 위한 조치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대기업집단에 첫 진입한 후 올해는 자산총액 11조2200억원(2023년 말 기준)을 기록하며 상출집단으로 지정됐다. 

기업은 상출집단에 진입하면 지정일로부터 2년간 채무 보증제한 규정 적용이 유예된다. 이 기간에 기존의 채무보증을 해소하거나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채무보증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에 에코프로는 계열사 채무보증 해소에 속도를 내며 상호출자 규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실제 에코프로는 2021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준법 및 윤리경영을 강화해 왔다. 지난해는 '준법경영 실천 강화 및 내재화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또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컴플라이언스 IT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장사 직원은 내부자거래 알림 서비스(K-ITAS)에 가입해 내부자거래 이슈를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기업 집단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법경영,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