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카드는 다른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고경영자(CEO) 임기를 길게 가져가는 편이다. 단기성과보다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중시하는 탓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문동권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금리로 인한 업황 악화를 잘 버티면서 업계 1위를 유지한 성과 역시 높게 평가받는다.
신한카드 첫 내부 출신 CEO라는 점에서 임직원들의 신뢰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문 사장 스스로도 직접 뛰는 소통 행보를 지속해오며 조직문화 발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어 내부적으로 평가가 높다.
LG카드 통합 이후 신한카드를 맡았던 초대 이재우 사장은 총 6년간 자리를 지켰다. 기본 임기로 3년을 채운 후 다시 3년을 추가로 연임하면서다. 뒤를 이은 위성호 사장은 2년 임기 후 1년씩 두 번을 연임했다. 두 번째 연임 중 신한은행장에 취임하면서 자연스레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2017년부터 신한카드를 이끈 임영진 사장도 재직기간이 6년에 이른다. 2018년까지 2년 기본 임기를 마친 뒤 2019년과 2020년 각각 1년씩 연임했다. 이어 2021년에는 2년 연임이 결정되며 2022년까지 자리를 지키다 사장직을 마무리했다.
임 사장 이후 신한카드를 맡게 된 문 사장은 내정 당시 첫 카드 출신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문 사장의 내정에는 당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임 사장의 논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추진했던 신한카드의 종합플랫폼 도약 계획을 효과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내부 출신이자 이를 총괄해 온 문 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사장은 내부적으로 카드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함께 신한카드 조직에 대한 애정도가 특히 큰 인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소통에서도 본인이 직접 다가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매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강의·코칭 프로그램이다.
매달 소규모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 강의자는 문 사장 자신이다. 본인이 직접 임직원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이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한다. 대상은 신입사원부터 젊은 조직장, 신혼·다둥이 직원, 사내 학습조직 구성원 등 다양하다.
강의라고는 하나 격려와 코칭 위주의 소통이 핵심인 만큼 다양한 주제와 논의가 오고 간다. 문 사장은 평소 듣기 힘들었던 직원들의 고민이나 고충 등을 들을 수 있는 시간으로, 직원들은 성장에 발판이 될 수 있는 경영인의 인사이트를 배우는 자리로 각광 받고 있다.
소통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현실적인 동기부여를 제시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문 사장이 취임 이후 만든 '현묵열 명장' 제도도 그런 취지를 담았다. 현묵열은 '현장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이란 뜻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조직 내부에서 눈에 띄지 않지만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각 부서별로 추천을 받아 반기마다 시상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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