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HMM이 새로운 해운 동맹체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 출범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오는 2030년까지 23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글로벌 선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총 투자금의 61%(14조4000억원)를 친환경 선박 보유 등에 투입해 중장기 과제인 넷 제로(Net-Zero·탄소중립) 달성을 앞당긴다는 목표다.
김경배 HMM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열린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출범 간담회에 참석해 "친환경 산업에 대한 시스템 투자나 광고 등을 통해 HMM이 환경 친화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동시에 컨테이너와 벌크 운송에서 통합 물류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는데 매진한다. 이를 위해 ▲컨테이너(12조7000억원) ▲벌크(5조6000억원) ▲통합 물류(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투자한다.
먼저 컨테이너 사업에서는 11조원을 투자해 155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선대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선박의 수로 보면 130척이 될 전망이다. 현재 HMM은 85척의 선박을 통해 91만TEU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화주(고객사)들의 높아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저탄소·무탄소 선박을 70척 확보한다. 아울러 선복량 확장에 맞춰 컨테이너 박스 확보에도 1조7000억원을 지출한다.
벌크에서는 현재 634만DWT(중량톤수·36척)의 선대를 2030년까지 1256만DWT(110척)까지 확장하는데 5조6000억원을 쏟는다. 탱커(Wet)나 건화물선(Dry) 등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는 포트폴리오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순구 HMM 전략재무본부장은 "지난해 전체 회사 매출에서 15%를 차지한 벌크 사업 비중을 2030년에는 22% 이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며 "아울러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친환경에너지 수송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벌크 부문의 사업을 다각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통합 물류에서는 신규 터미널을 비롯한 시설 투자에 4조2000억원을 집행한다. 기존 항만 터미널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주요 거점에 터미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고수익 내륙 물류기지(ODCY)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물류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서비스를 제공해 종합 물류업 진출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친환경 연료 공급망 확보 등에 9000억원, 디지털 기반 조직체계 구축에 1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이를 포함해 사업 부문별 친환경과 연관된 비용까지 합할 경우 총 친환경 투자액은 14조40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이는 중장기 전략 투자금인 23조5000억원의 61.2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 본부장은 "글로벌 친환경 대표 선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해 2050년으로 계획했던 넷 제로 달성 시점을 5년 단축해 2045년에 성사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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