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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 '트렌비·퍼플랩스·팀프레시'
김호연 기자
2024.09.02 09:35:13
④엑시트 임박, 커머스·플랫폼 침체 장기화…실적 개선 난항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0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뮤렉스파트너스에게도 고민거리는 예외 없이 존재한다. 그간 야놀자와 펫프렌즈,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등을 발굴해 투자금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회수(엑시트)했지만 일부 포트폴리오는 실적 악화로 엑시트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포트폴리오의 업종이 대부분 커머스나 플랫폼 등 현재 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회사들을 편입한 투자조합은 만기까지 2년 안팎의 시간이 남아있다. 만기 도래 전 조합의 청산이나 만기연장 등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년 뒤 만기도래 투자조합, AUM 792억



벤처캐피탈전자공시시스템(DIVA)에 따르면 뮤렉스파트너스가 결성한 투자조합 중 가장 빠른 2026년 만기가 도래하는 조합은 3개다. 2018년 9월 결성한 뮤렉스퍼플1호투자조합의 만기는 오는 2026년 9월 11일이다. 이범석 뮤렉스파트너스 공동대표가 대표펀드메니저를 맡고 있으며 결성총액은 38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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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합은 결성 당시 한국모태펀드와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알티캐스트(20억원), S-Oil(4억5000만원), 이에스크리에이터즈(3억5100만원) 등의 기업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이를 스마트레이더시스템과 트렌비 등에 투자했다. 이 중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지난해 8월 코스닥(KOSDAQ) 시장에 상장해 회사의 기업가치를 8배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해 만기가 도래하는 조합 중 운용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조합은 뮤렉스웨이브1호1코노미투자조합으로 10월 18일 만기가 돌아온다. 결성총액은 301억원으로 강동민 공동대표가 대표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올렸다.


이 조합은 한국산업은행이 앵커LP로 참여했으며 픽셀플러스(9억원)와 LF(2억원) 등이 유한책임투자자(LP)로 이름을 올렸다. 이 조합 역시 퍼플랩스 등 플랫폼 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같은 해 9월 28일이 만기인 뮤렉스서치2호투자조합은 결성총액 104억원의 세컨더리투자조합이다. 역시 이범석 대표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지만 구체적인 투자 실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ICT·플랫폼 등 평소 회사의 주력분야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기업 줄줄이 '적자'


이들 투자조합이 포트폴리오로 편입한 플랫폼·커머스 분야의 상당수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일부는 손익 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엑시트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기업공개(IPO) 등의 추진은 요원한 상황이다.


가장 오래된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트렌비는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이라는 사업모델을 제시하며 2022년 기업가치를 35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5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할 때 평가 받은 기업가치는 1060억원으로 2년 만에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지난해 매출액이 급감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트렌비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02억원으로 전년(882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그러면서 영업손실은 2022년 208억원에서 32억원으로 대폭 줄였지만 이탈리아와 독일, 미국 등 해외법인의 매출액이 줄며 적자가 이어졌다.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세리박스'와 '닥터프리오' 브랜드를 운영하는 퍼플랩스헬스케어 역시 외형 확장에 제동이 걸리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매출액은 2020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223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매년 150억원 수준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하며 5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며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출처=퍼플랩스헬스케어)

새벽배송 대행 등 콜드체인 물류 서비스 기업 팀프레시 역시 계속되는 적자로 고전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3884억원으로 전년(2303억원) 대비 크게 늘었지만 운영비용도 덩달아 늘어 54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년 전인 2021년 영업적자 234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적자가 불어난 상태다.

  

세 회사 모두 뮤렉스파트너스가 초창기부터 꾸준히 투자한 회사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트렌비는 2018년부터 ▲뮤렉스퍼플1호투자조합 ▲뮤렉스웨이브2호액티브시니어투자조합 ▲뮤렉스웨이브액티브시니어투자조합 등이 투자해 총 14.02%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퍼플랩스헬스케어 역시 ▲뮤렉스퍼플1호투자조합 ▲뮤렉스웨이브1호1코노미투자조합 ▲뮤렉스웨이브2호액티브시니어투자조합 등 3개 펀드로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총 지분율은 11.7%로 재무적투자자(FI)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했지만 퍼플랩스헬스케어는 지난해 말 기준 578%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해 엑시트가 어려울 전망이다.


팀프레시는 뮤렉스파트너스가 2019년부터 2회에 걸쳐 45억원을 투자했다. 이미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성장했지만 계속되는 영업적자로 시리즈E 투자 유치를 미루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로 계획했던 이번 투자유치는 올해 3분기 클로징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투자받은 자금으로 KT의 물류 자회사 롤랩의 경영권을 인수할 계획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이 뮤렉스파트너스 포트폴리오의 발목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갖추지 못한 플랫폼·커머스 기업이 사라지고 있다"며 "뮤렉스파트너스 역시 다른 투자사들과 마찬가지로 미래 성장성을 내다보고 이들 기업에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부 기업이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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