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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패스, 대출 부담 호소에 이재명 반문 "증자 안하고 왜"
신지하 기자
2026.03.26 14:00:16
⑩지난해 차입금 3384억에 유동비율 39%…만성 자금난에 정상 자금조달 어려운듯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6일 12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기자)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네패스가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출 부담을 호소했다가 오히려 지적을 받았다. 첨단산업 투자 과정에서 대출 부담과 신용도 하락 문제를 제기하자 이 대통령은 "상장사라면 증자가 가능한데 왜 대출을 받으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애당초 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면 신용도 하락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지난 13일 충청북도 청주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 네패스 관계자가 발언권을 얻었다. 자신을 24년째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첨단산업 투자 장비 가격이 한 대당 100억원에 육박하고, 1회차 투자에 1500억~2000억원이 들어간다"며 "매출 절반 수준을 투자해야 하는데 대출 과정에서 기업 신용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지원 정책이 금융위원회로 넘어가는 순간 신용도를 기준으로 저금리 대출 여부를 판단한다"며 "혹여나 국민성장펀드도 신용도로 평가하면 첨단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지원받을 기회를 잃게 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신용도 평가 대신 정부가 직접 보증하고 펀딩에 직접적인 지원금을 확정해달라는 요청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네패스는) 상장회사 아닌가. 성장성과 안정성이 있다면 대출보다 증자가 금융부담이 적다"며 "증자는 안 하고 대출을 받으려 하니 신용도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증자하기에 넉넉하지 않은 상황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네패스 관계자는 "이부분은 제가 재무쪽이 아니라서"라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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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패스가 이 대통령 앞에서 대출 부담을 호소한 이유는 만성적인 자금난 때문으로 보인다. 네패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총차입금(차입금+사채)은 3384억원이다. 부채총계 4508억원, 자본총계 245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83.7%에 달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79억원이지만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과 사채만 1705억원이다. 보유 현금으로는 절반도 감당하지 못한다. 순차입금비율도 102.1%로, 현금을 전부 동원해도 빚이 자본을 초과한다. 만기마다 새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을 반복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네패스 본사만 놓고 보면 더 심각하다. 유동자산 854억원에 유동부채가 2196억원으로 유동비율이 38.9%에 그친다. 통상 유동비율 50% 미만은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의미로, 정부 사업 심사 등 재무 건전성 평가에서도 최하 등급으로 분류되는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사회 활동을 살펴보면 산업은행 운전자금 대환(2·4·7월), 신한은행·하나은행 신규차입(3월), 무보증 사모사채 발행(8월), 산업은행 시설자금 신규차입(9월), 수출입은행 수출성장자금 대환(11월)이 줄줄이 올라왔다. 빌려서 갚고, 갚으면서 다시 빌리는 일이 1년 내내 반복됐다. 연결기준 연간 이자비용만 147억원(별도기준 101억원)에 이른다.


네패스의 재무 악화를 초래한 핵심 원인은 100% 비상장 자회사 네패스라웨의 부실이다. 네패스라웨는 2020년 2월 물적분할로 설립된 회사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PLP 사업을 맡았으나 공정 난도와 수율 문제를 넘지 못했다. 대형 고객사였던 퀄컴과의 계약 일부도 해지되면서 설립 첫해부터 4년 연속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냈고, 결국 네패스는 2024년 해당 사업 손익을 중단영업으로 분류했다.


부실이 깊어지면서 모회사인 네패스의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네패스가 네패스라웨에 지원한 대여금과 구상채권을 합산하면 총 185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35억원은 유형자산 대위변제로 처리됐고, 지난해 말 기준 미회수 잔액만 1215억원이다.


네패스라웨를 살리는 과정에서 자회사이자 상장사인 네패스아크 지분까지 내줬다. 네패스라웨가 외부 투자자에게 발행한 전환우선주·전환사채를 네패스가 직접 인수하면서 그 대금으로 네패스아크 주식 157만5952주를 지급한 것이다. 이에 네패스가 보유한 네패스아크 지분은 기존 55.1%에서 37.2%로 줄었다.


이번 네패스의 타운홀 발언을 두고 시장에서는 비판이 나온다. "36년 된 상장회사가 증자도 못 하고 국가에 손을 벌린다", "알짜 반도체 테스트 사업을 쪼개 상장해놓고 자금난을 호소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첨단 반도체 투자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상장사라면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우선이고 정부 지원은 그다음 순서인데, 그 순서를 건너뛰고 정책자금부터 요구하는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네패스에 관련 입장을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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