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3연임에 성공했다. 창업자인 장병규 의장 또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핵심 지식재산(IP)인 '배틀그라운드' 의존도 낮추기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는 여전히 숙제다.
크래프톤은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장 의장이 중장기 전략과 비전을 수립하고, 김 대표가 사업 집행 방향을 구체화하는 경영 체계를 유지하게 됐다. 김 대표의 임기는 3년, 장 의장의 임기는 2년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처음으로 크래프톤의 방향키를 잡은 후 2023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1기 체제 키워드가 '개발 경쟁력 강화', 2기 체제 키워드가 '글로벌'이었다면 3기 체제의 핵심 키워드는 '신성장동력 확보'가 될 전망이다. 현재 빅 프랜차이즈 IP 확보 및 인공지능(AI) 기반 성장 전략을 가동 중인 만큼 차기작 발굴과 신사업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 하락…'원 IP 리스크' 여전
크래프톤은 지난 3년 동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해 왔다. ▲2023년 1조9105억원 ▲2024년 2조7097억원 ▲2025년 3조3266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수익성은 하락했다. 영업익은 ▲2023년 7680억원 ▲2024년 1조1825억원 ▲2025년 1조544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익 역시 2024년 1조3026억원에서 2025년 7337억원으로 43.7%가량 급감했다.
회사의 매출 구조가 '배틀그라운드' IP에 편중된 가운데 지난해 4분기 대규모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성수 신사옥 이전을 대비한 공동근로복지기금 출연(816억원) 등 10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인조이(InZOI)'와 10월 선보인 신작 '미메시스(MIMESIS)'가 100만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으나 배틀그라운드의 명성을 이어가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는 주가 부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크래프톤 주가는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호재에도 상장 이후 지속 하락세다. 2021년 8월 공모가 최상단 49만8000원에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2023년 14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크래프톤 주가는 전일(23만4500원)보다 3.5%가량 상승한 23만6500원이다. 2021년 8월 대비로는 52.51% 급락한 수치다.
주가 및 신작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고액의 연봉을 챙겨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들 사이에선 경영진의 연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급여 5억6800만원과 상여 74억5500만원 등 총 80억4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부진에도 경영진은 억대 연봉" 뿔난 주주들…김창한 "책임 통감"
실제 이날 주총 현장에서 주주들의 질의는 김 대표의 보수와 연임 적절성에 집중됐다. 향후 경영 전략과 차기작 개발, 신사업 방향성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 흐름이 매우 아쉽다"며 "2023년 연임 당시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임기 종료 전에라도 은퇴를 각오하겠다'고 언급했는데 보수도 많이 받아가고 이번에도 연임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주는 "배틀그라운드 IP 확장은 속도가 더디고, '인조이'는 시장 기대치를 온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 '서브노티카' 소송 이슈까지 고려하면 지난 임기 동안의 한계가 분명하다"며 "이는 시장이 크래프톤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무겁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며,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대표는 "주가가 현재 기업가치 수준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3년 동안 새로운 IP를 발굴했느냐는 지적에도 반박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틀그라운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IP 프랜차이즈로 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며 "최근 3년 동안 '배틀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고, IP 자체를 하나의 게임이 아닌 다른 프로덕트나 게임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의장의 주총 불참에 대한 항의도 이어졌다. 앞서 그는 지난 2023년 재선임이 확정됐음에도 주총 현장에도 참석하지 않아 주주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소영 HR본부장은 "(장 의장은) 경영상 불가피한 일정으로 참석하기 어려웠다"며 "일상적 경영은 김 대표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장 의장은 창업자로서 보유하고 있는 산업에 대한 이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글로벌 성장 및 신규 성장동력 발굴 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규정 신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도입 ▲이사의 수 상한 신설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도 통과됐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1조원 이상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골자로 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도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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