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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헐값' 매각, 이번에는 다를까
차화영 기자
2024.08.28 07:01:15
④낮은 재무건전성, 인수 매력도↓…대주주, 예전부터 동양생명과 동시 매각 추진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1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생명보험사인 ABL생명은 잦은 손바뀜으로 험난한 여정을 이어왔는데 이번에야말로 안식을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ABL생명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과 경영 현황, 매각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300만달러(약 35억원). 2016년 중국 다자보험그룹(당시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독일 알리안츠그룹으로부터 ABL생명보험(구 알리안츠생명보험)을 넘겨받으며 준 돈이다. 당시 거론됐던 ABL생명 매각 예상 가격은 2000억~3000억원. 업계는 다자보험이 '헐값'에 사들였다고 평가했다.

8년여가 흐른 지금, 다자보험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동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8일 열리는 이사회에 동양생명·ABL생명 동시 인수 안건을 올린다는 계획으로 중국 다자보험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우리금융과 다자보험은 동시 인수에 관한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가격을 가장 큰 변수로 꼽고 있다. 보험사를 사고 싶고, 팔고 싶은 두 회사의 의지는 변함이 없으나 자금 여력과 투자금 회수 등을 고려하면 양측 모두 한 발도 양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ABL생명만 놓고 보면 과거 알리안츠에서 다자보험으로 주인이 바뀔 때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ABL생명은 '헐값'에 다자보험에 넘어갔는데 이번에도 크게 비싼 가격에 팔리지는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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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여의도 본사. (제공=ABL생명)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다자보험의 지배 아래 있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받는 평가는 극과 극이다. 동양생명의 경우 업계 6위 수준의 자산규모와 안정적 이익 체력으로 '우량 매물'로 꼽히지만 ABL생명은 인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ABL생명의 경우 인수 뒤에도 추가 자금을 들여야 할 가능성이 있다. 저축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새 회계제도(IFRS170에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1분기 말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전 기준 114.3%로 금융당국에 권고 수준(150%)에 크게 못 미친다.


다자보험의 마음도 급하다. 다자보험은 당초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그룹의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한 회사로 곧 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동양생명, ABL생명 등 해외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자보험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동시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도 낮은 ABL생명의 기업가치 외에 중국의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매력도가 떨어지는 ABL생명의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매력 매물인 동양생명과 함께 방안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다자보험이 우리금융과 양해각서를 맺기 전에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동시 매각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ABL생명의 기업가치를 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하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ABL생명의 여의도 본사 사옥 가치만 3000억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부동산이 전부가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내재가치(EV)를 산정할 때 순자산과 CSM(보험계약마진)을 더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는데 이 방법으로 ABL생명의 EV를 구하면 1분기 말 기준 1조7000억원 정도가 나온다.


우리금융와 다자보험 사이 가격을 둔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다자보험이 최소한 '본전'이라도 건지기 위해 2조원 수준에서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다자보험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인수, 유상증자 등을 더해 약 2조원 정도다. 2015년 동양생명을 1조1600억원에 인수한 뒤 2017년 3월 528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ABL생명은 3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7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3080억원 자금을 투입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가격 측면에서 무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번 내보였다. 우리금융은 지난7월 열린 2024년 상반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자본에 부담되는 '오버페이'는 없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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