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생명보험사인 ABL생명은 잦은 손바뀜으로 험난한 여정을 이어왔는데 이번에야말로 안식을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ABL생명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과 경영 현황, 매각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우리금융지주로 동시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은 시장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다. 업계 6위 수준의 자산 규모와 양호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우량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과 달리 ABL생명은 매물로써 매력도를 두고 물음표가 끊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ABL생명이 매력도가 떨어지는 매물로 평가받는 이유로 저축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꼽는다. ABL생명은 과거 알리안츠그룹 아래 있을 때 저축성보험 비중을 확 늘렸는데 회계제도가 IFRS17로 바뀌면서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하향 압박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ABL생명의 전체 보험료 수입(일반계정 기준)은 1조7802억원으로 이 가운데 저축성보험은 7849억원에 달한다. 비중으로 보면 44.6%다.
자산 규모가 비슷하고 외국계라는 공통점이 있는 AIA생명의 경우 저축성보험에서 나오는 보험료 비중은 5.4%에 불과하다. AIA생명은 지난해 1조7724억원의 보험료 수입(일반계정 기준)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저축성보험은 974억원이었다.
문제는 IFRS17에서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과 비교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저축성보험은 만기 때 일정 이자와 함께 보험료를 돌려줘야 해 단순 부채로 인식된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보험금 지급이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미래 이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한다.
게다가 IRFS17 도입으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앞서 말한 대로 저축성보험은 보험사의 단순 부채로 편입되는데 부채에 대한 시가평가가 이뤄지면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적립금 부담도 늘었다.
실제로 ABL생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등은 업계 평균 이하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14.3%로 업권 전체로 봤을 때 하위권에 속한다. 금융당국의 경과조치를 적용한 지급여력비율도 160.6%로 업계 평균(222.8%)을 크게 밑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올해 1분기 기준 0.18%다. 이는 생보사 22곳 기준으로 뒤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준이다. ABL생명의 연도별 ROA 추이를 보면 2019년 마이너스(–) 0.01%, 2020년 0.46%, 2021년 0.35%, 2022년 0.06%, 2023년 0.47%로 0%대에 머무르고 있다.
보험사업 보다 투자사업 의존도가 큰 점도 ABL생명의 매물 가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사업은 금리 등 요인에 따라 이익 규모가 크게 바뀌는 만큼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말 ABL생명의 영업이익은 1324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이익은 936억원(70%), 보험이익은 388억원(30%)으로 투자이익 규모가 2배 이상 크다. 지난해 순이익은 80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하위 수준의 수익성과 재 건전성은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확대시키는 만큼 ABL생명의 매물로서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인수자는 금리 인하, 회계제도 변경 등 이유로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ABL생명 체질 개선의 답은 보장성보험 확대에 있는데 이미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인수자 입장에서 장고를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가격 경쟁력과 탄탄한 영업망을 앞세워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한국기업평가는 ABL생명의 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보험사가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한 보장성보험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해 시장 경쟁이 심화된 상태"라며 "신상품 출시 등을 통한 건강보험 비중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나 채널경쟁력 고려 시 시장지위 제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BL생명은 2016년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되기 전 독일 알리안츠그룹을 대주주로 두고 있었다. 당시 ABL생명은 그룹의 방침에 따라 변액보험, 저축성보험 위주의 영업 전략을 펼치면서 저축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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