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토큰증권이 전면 제도화되면 웹3 생태계 경쟁이 본격 시작, CBDC와 페이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하면서 진화할 전망이다."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팀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부동산PF 사태 이후 증권사 수익성 제고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4 딜사이트 증권포럼'에서 토큰증권의 중요성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토큰증권은 부동산과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분산 원장기술을 통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전형적인 금융자산은 물론 비전형적인 자산까지 증권 형태로 발행할 수 있어 증권사들의 신사업 먹거리로 지목됐다.
하지만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 국회에 발의됐다가 지난 5월 21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되며 계류 중이었던 법안들이 자동 폐기, 증권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토큰증권 제도화 작업을 착수 중이라는 점에서 다시 관련 법안 발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류 팀장은 "금융위도 적극적으로 법안 만드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중에 발의가 되고 내년 중으로 통과돼 본격적인 제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토큰증권이 제도화될 경우 좀 더 다양한 투자 수단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금껏 증권시장은 증권회사들만 플레이어 역할을 했지만, 토큰증권은 일반 회사들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 팀장은 "금융사들의 경우 내부통제도 훨씬 강하고 다른 비즈니스도 많이 하고 있어서 혁신적인 상품 발굴에 제한적인 요소가 많다"며 "또 증권사가 모든 자산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자산들이 발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큰증권 법제화가 이뤄지면 신종증권 발행을 통한 기초자산 선점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 팀장은 "다양한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이 본격 발행될 수 있다"며 "초기에 음원과 미술품, 명품 굿즈와 같이 오랜 기간 논의됐던 기초자산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제화가 늦어지는 만큼 사업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회사 간 차이는 있다. 다만 법제화 이후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와 은행의 기초자산 공급사들에 대한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열매컴퍼니가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신종증권)으로 인정받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조각투자 청약(12억3200만원 모집)에 80억원이 몰리기도 했다.
금융 인프라 측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은 크다는 게 류 팀장의 생각이다. 토큰증권이 금융을 토큰화하는 개념이라고 볼 때 국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CDPC나 지급결제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이 궁극적으로 다 연동되는 형태가 될 수 있어서다.
류 팀장은 "토큰증권의 법제화가 기본적으로 증권의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최초의 시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또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CBDC가 실제 지급결제에도 사용되는 형태로 준비를 하는 등 국가의 기본적인 금융 인프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류 팀장은 "글로벌 금융기관과 규제기관들의 비즈니스 모델 및 정책 공조가 심화될 것"이라며 "JP모건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인프라 및 비즈니스모델 공조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 마스(MAS)는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다양한 토큰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일본 금융청이 참여하기도 했다"며 "미래에셋증권은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주요 금융기관과의 구체적인 협업 포인트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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