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최근 고액 자산가 비중이 늘어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른바 '슈퍼 리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초부유층 대상으로 개인에 대한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를 넘어 가문 단위의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밀리오피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용재 삼성증권 SNI 패밀리오피스센터 2지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딜사이트가 '부동산 PF 이후 증권사 수익성 제고 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4 증권포럼'에서 "2030년까지 100조달러의 현금이 자산관리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초부유층의 자산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코(Bain&co)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관리시장의 유동자산은 현재 130조달러 수준에서 2030년 230조달러 규모로 확장될 전망이다. 글로벌 자산관리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같은 기간 2550억달러에서 5100억달러(약 663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1인당 부가 증가하는 국가로 꼽힌다. 삼성증권 자체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억 이상 자산가는 약 45만명, 300억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9000명에 이른다. 이 중 100억원 이상 자산가의 금융 자산 비중은 절반이 넘는 51.8%에 달했다.
박 지점장은 "초부유층 고객 자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의 자산 축적 경로가 다양해 지면서 각 고객에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멀티 패밀리 오피스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지난 2020년 홍콩 등 해외금융사를 벤치마킹해 초부유층을 핵심 타깃으로 하는 패밀리오피스를 도입했는데, 2024년 현재 이미 100가문, 30조원 규모를 달성했다"며 "멀티 패밀리오피스는 다수 가문의 자금을 직접 운용하거나 운용자문을 하는 금융사로, 오너가 직접 회사 혹은 재단을 설립해 자산을 관리하는 것보다 전문성 및 운용 효율성 면에서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선진 해외시장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크게 웰스 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 코퍼레이트 솔루션(Corporate Solution), 헤리티지(Heritage)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웰스 매니지먼트는 자산관리, 공동투자, 프라이빗 딜 등이 해당하고, 코퍼레이트 솔루션은 기업금융,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을 일컫는다. 헤리티지에는 세무‧부동산, 기부재단, 자녀교육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크레디트 스위스는 고객들에게 임팩트 투자 및 가문의 2~3세 모임을 제공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고지서 납부 및 급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가 한국의 실정과 맡지 않는다고 판단해 공동투자, 프라이빗 딜 직접투자, 지속가능투자, 고부가가치 자산(요트, 미술품 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통적인 주식‧채권 투자에서 벗어나 증권사가 독점하는 프라이빗 딜(Private Deal) 상품 중심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증권사의 자기자본 운용조직에서 회사의 고유자금을 투자하는 사모상품에 공동투자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박 지점장은 "삼성증권은 글로벌사인 UBS가 서비스하는 형태인 '투자형 패밀리오피스'를 추구한다"며 "기본적으로는 프라이빗 딜 중심으로 주로 거래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고 비재무적 서비스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재무적 서비스로는 유니콘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컨퍼런스, IPO 등을 돕거나, 고객의 2~3세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멀티 패밀리오피스는 금융회사가 초부유층 가문을 대상으로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관리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패밀리오피스센터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전문 채널 간 협력을 강화해 가문의 직접적 관리나 고객의 니즈 파악을 위한 프로세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기존 고객 가문 네트워크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센터 차원에서 발굴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 지점장은 "현재 패밀리오피스의 가입 조건은 총금융자산 1000억원, 납입금 300억원 수준이지만 우선 100억원으로 시작해 일정 기간을 두고 계속해서 고객의 자산을 당사로 유입시키는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며 "초부유층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강남을 비롯해 용산, 서초, 송파, 신흥부자들이 있는 판교 등에 거점 점포를 설립해 신규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