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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체질 개선, 공정 수율 개선 관건
김민기 기자
2024.08.16 07:00:24
하반기 3나노 2세대 공정 수율 60%대까지 올려야…내년 2나노부터 승부수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0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영현 상성잔자 DS 부분장(부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이후 퇴장하고 있다. (제공=공동 취재 기자단)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외통수에 빠져있다.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실행하고 2nm(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 처음 취임했을 때 파운드리 사업부를 두고 한 이야기다. 전 부회장이 메모리 사업부 출신이다보니 최근 D램, 낸드플래시, HBM 등 메모리 사업은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2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가 각광 받으면서 경쟁사인 대만 TSMC가 높은 수율과 첨단 패키징 능력으로 고객사를 끌어모으면서 독주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삼성이 파운드리에서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삼성만의 독자공정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수율이 개선돼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57.9%에서 올해 1분기 61.7%로 상승했다. 2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12.4%에서 1분기 11.0%로 하락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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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돌풍이 거세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6735억1000만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 순이익 2478억대만달러(약 10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7월 월매출은 2569억대만달러(약 10조825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며 올해 월 기준 매출 최고치를 경신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의 정의를 패키징과 테스트, 마스크 제작을 포괄하는 '파운드리 2.0'으로 넓히고자 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TSMC는 고사양 AI 반도체를 구현하는 자체 2.5차원(D) 패키징 기술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투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2분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약 4500~6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증권에서는 3분기 4900억원, 4분기 2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연간 2조24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적자는 삼성전자가 TSMC와 기술 로드맵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3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의 큰손 고객들은 대부분 TSMC와 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TSMC에 앞서 3나노부터 GAA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지만 불안정한 수율 문제로 고객사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TSMC는 애플·퀄컴·인텔·AMD 등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주력 3나노와 5나노 제품에 8%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전영현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양산이 예정된 3나노 2세대 공정 수율 목표를 60%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SMC의 3나노 공정 수율이 60~70%로 알려진 가운데 수율을 비슷하게 끌어올린다면 가격을 크게 올린 TSMC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수율 향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3나노 1세대 수율은 많이 올라와 60~70%대 수준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2·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수율과 성능이 성숙단계에 도달해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수율 60% 이상 돼야 제조단가를 낮추고 원하는 물량을 납기일까지 맞출 수 있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율 안정화를 언급한 것은 60%대 이상의 수율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3나노 GAA 2세대(SF3) 공정의 경우 아직 수율은 좀 더 향상 돼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 수율이 20%대 수준으로 전해졌으나 최근 수율과 성능이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다. 이에 이 공정으로 생산된 차세대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이 3.20기가헤르츠(GHz)에서 작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공정을 통해 스마트워치용 칩인 '엑시노스 W1000′을 대량 양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연말까지 SF3 공정 수율을 60% 이상대로 확보해 엑시노스 2500을 차세대 갤럭시S 시리즈에 대거 탑재해야 내년도 실적 개선에 힘을 실을 수 있다.


특히 전 부회장은 기술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며 2나노 공정을 상용화하는 2025년을 기점으로 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추가 PPA(전력·성능·면적)를 개선한 2나노 공정은 2026년까지 준비할 방침이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적자로 인해 3나노 파운드리 증설 규모도 보수적인 수준에 그쳤고, 투자 여력도 부족했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 업턴으로 파운드리쪽도 투자 여력이 생기고 있고 3나노 공정부터 적용해온 GAA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나노 공정에서부터 치고 나갈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 포럼에서 공개한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안정적으로 고성능컴퓨팅(HPC) 공정에 도입하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BSPDN은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해 칩 성능을 높인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할 때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이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외에 종합반도체 회사의 장점을 살린 턴키(일괄 생산) 서비스도 강점이다. 삼성은 지난달 열린 삼성파운드리포럼에서 '원스톱 턴키 솔루션'을 발표해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까지의 모든 과정을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설계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큼, 고객사는 공급속도를 최대 20% 이상 단축 시킬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HBM 협력을 하면서 턴키 서비스가 도입되면 HBM 시장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나노 2세대 선단공정 본격 양산과 2025년 2나노 양산 준비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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