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최대주주와 새 경영진 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TS트릴리온이 이달 중 거래재개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거래 정지의 원인이 된 '회생절차개시신청'의 결과가 이르면 이달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래재개 되더라도 TS트릴리온의 경영권 분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TS트릴리온의 최대주주인 장기영 전 대표가 제기한 '회생절차개시신청의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소송이 지난 2일자로 서울고등법원에 접수돼 재판부 배정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고심에 대한 사건 진행 내용을 살펴보면, 장 전 대표 측이 항고장을 제출한 후 이후 재판부는 참여관용 보정명령(수정)을 내렸다. 참여관용 보정명령은 통상 14일 정도의 기간이 주어지고 기한 내 보정을 하지 않으면 소송이 각하될 수 있다. 장 전 대표 측은 보정명령 이후 12일만에 보정서를 제출했고, 지난 2일 서울고등법원 제40민사부에 사건이 접수·배정됐다.

장 전 대표는 지난 7월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서를 처음 접수했다. 장 전 대표는 TS트릴리온에 대한 110억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한 만큼 이를 돌려달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풍문 등의 조회 공시를 요구했고, 주권 매매를 정지했다.

이후 장 전 대표가 제기한 회생절차개시신청은 같은달 12일 기각 결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TS트릴리온이 현재 부채초과 또는 지급불능 상태이거나 그러한 상태가 생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TS트릴리온의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691억원으로 부채총계 436억원보다 255억원가량 더 많다.

회생절차개시신청 기각 결정으로 TS트릴리온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심사대상에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TS트릴리온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8월15일까지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8월27일로 한차례 연장됐다.

회생절차개시신청이 기각되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거래재개 기대감이 확산되는듯 했다. 하지만 장 전 대표의 소송대리인이 기각 결정 이틀 뒤인 17일 항고장을 제출하며 거래정지 기간은 더 연장됐다. 거래정지 기간은 회생절차개시 결정일까지다. 다만 투자자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정지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다.

앞서 회생절차개시신청서가 접수된 지 2주도 안 돼 법원의 판단 결과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항고심 결과도 이르면 이달 중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장 전 대표가 자신이 창업한 TS트릴리온을 대상으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은 경영권 분쟁 탓이다.

장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천일실업 등과 337억5000만원 규모의 경영권 및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주식양수도대금의 잔금(15억원)이 모두 지급되기 전에 경영권이 변동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양수인 측은 지난해 11월 7일 2차 잔금 납입하고 이틀 뒤 임시주총을 열어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 사외이사, 감사, 정관변경이 포함된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음달 장 전 대표까지 대표직을 사임하며 사실상 양수인 측에 경영권을 모두 넘겨줬다. 하지만 새 경영진 측은 잔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이에 반발한 장 전 대표는 임시주총 등을 통해 자신 측의 인사를 이사진에 앉히려고 했지만 표 대결에 밀려 모두 부결됐다.

장 전 대표와 새 경영진 간의 갈등은 한동안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 전 대표가 회생절차개시신청 항고심 뿐만 아니라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청구' 등 경영권 분쟁 소송까지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제기한 이 소송은 3차례의 변론기일을 진행했으며, 이달 22일 또다시 법정에서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변론기일에는 장 전 대표가 TS트릴리온에 대여한 1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도 함께 진행된다.

이밖에 장 전 대표는 새 경영진이 추진한 신주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도 제기, 항고심까지 올라갔지만 재판부가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편, 딜사이트는 TS트릴리온에 거래재개 가능성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으며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