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도영 상무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모빌리티 사업 강화라는 목표 아래 출범한지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김 상무 체제에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이익 변동성이 크다는 딜러사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재무 건전성 지표들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김도영 CFO, 인적분할 직전 합류…투자·M&A 전문가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맨'이던 김 상무가 '코오롱맨'이 된 지 2년이 지났다. 1975년생의 김 상무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 MBA(경영전문대학원)를 취득했다. 그는 삼성SDS 컨설턴트를 거쳐 삼성증권 인수합병(M&A) 부서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는데, 대표적으로 2018년 금호타이어 매각을 꼽을 수 있다.
굵직한 딜(Deal)을 수차례 성사시키며 이름을 알린 김 상무는 2022년 6월 갑작스럽게 투자은행(IB)업계를 떠나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재무실장으로 적을 옮겼다. 합류 시기가 코오롱글로벌이 인적분할을 공식화하기 한 달 전이었던 만큼 김 상무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미래 비전을 이끄는 곳간지기를 맡을 것이라는 예상됐다. 김 상무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CFO로 선임됐는데,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목소리를 내는 사내이사에도 오르며 입지를 다졌다.
김 상무가 과거 투자와 M&A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만큼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이끄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BMW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또 신규 브랜드와 전기 오토바이 등 판매 영역을 넓히는 한편, 중고차 사업 확대와 디지털 전환 등을 추진 중이다.
◆ 신차 판매 매출 비중 80%…쉽지 않은 수익구조 다변화
문제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좀처럼 포트폴리오 확장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해 5월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인 로터스의 딜러권을 확보하며 '로터스카스코리아'를 설립했다. 그해 7월과 9월 '에미라 I4 퍼스트 에디션'과 '엘레트라'를 대상으로 사전계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인증 절차가 지연되면서 약 1년 째 신차 출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로터스카스코리아가 영업활동이 부진한 상태를 이어가자, 모기업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약 110억원의 운영자금을 빌려줬다.
수입차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은 코오롱모빌리티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크게 ▲수입 신차 판매 ▲중고차 판매 ▲오디오 판매 ▲애프터서비스(AS) 4가지 사업을 영위 중인데, 전체 매출의 80%가 신차 판매에서 나온다. 딜러권 보유 브랜드의 신차 사이클이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061억원과 영업손실 3억원, 순손실 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지난해 1월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된 이후 분기 기준 최저 매출이며, 첫 적자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고금리 기조 여파로 수요가 주춤했고, 코오롱모빌리티그룹도 유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비용통제 실패로 이익체력 하락…재무건전성 지표 뒷걸음질
김 상무가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이라는 특명을 부여 받았지만, CFO인 터라 재무구조 관리 역시 그의 몫이다. 하지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손익 저하를 방어하는데 실패한 만큼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통상 1분기가 자동차 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실적이 더욱 저조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로 또 다른 BMW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4.5% 위축됐으나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이익 체력 약화는 각종 비용부담 확대와 금리 인상, 부채 증가 등이 맞물린 결과다. 딜러사는 임포터가 수입해 온 신차를 구매한 뒤, 다시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수익 구조를 그리고 있어 매출원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신차를 최대한 많이 판매할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비용 통제가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실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매출원가율이 91.7%로 전년 동기(91.2%)보다 0.5%p(포인트) 상승했으며,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은 10.9% 감소한 422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더해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계정이 오히려 12.7% 늘어난 42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낼 수밖에 없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금리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총부채가 6990억원으로 전년 동기(6228억원)보다 12.2%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무려 48.4%포인트(335.1→383.5%) 상승했다. 이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57.3%에서 59%로 1.7%포인트 확대됐으며, 금융비용은 11% 증가한 5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으로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빚(유동부채)을 갚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유동비율은 78%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가 100% 미만일 경우 유동성이 매우 취약하다고 본다.
나아가 김 상무 입장에서는 수입차 부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악재로 작용한다. 신사업을 위한 충분한 실탄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리 인상 지속 등으로 수입차 판매 대수가 역성장 중"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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